쥐떼 출몰에도…국내산이라고 속인 김치 업체 233곳 중 대다수 '중국산'
2025-04-1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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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김치 수입량 5만 2252t, 지난해보다 8.6% 늘어
국내산인 줄 알고 먹었던 김치가 알고 보니 외국산으로 밝혀진 곳이 올해 1분기에만 200곳을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하 농관원)에 따르면 지난 1~3월 김치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기해 적발된 업체는 233곳이다. 이는 지난해 4분기 137건과 비교했을 때 약 70% 증가한 수준이다.
1분기에 적발된 업체 중 대부분은 중국산 배추김치를 국내산으로 속이고 있었다. 일부는 원산지를 '국내산·수입산'으로 병기해 소비자를 속이기도 했다. 수입 고춧가루를 국내산이라고 속인 사례도 있었다.
적발 건수가 급증한 이유는 단속 강화 때문이다. 농관원 관계자는 "올해 1분기에는 설 명절과 온라인 판매 채널에 대한 단속도 진행하면서 적발 건수가 늘었다"라고 밝혔다.
농관원은 최근 김치와 배추 수입량이 늘고 판매 채널도 증가하자 단속을 강화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1~2월 김치 수입량은 5만 2252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만 8107t)보다 8.6% 늘었다. 수입액도 2625만 달러에서 3082만 달러로 증가했다. 수입 김치는 모두 중국산으로 밝혀졌다.

배추 수입량 역시 눈에 띄게 증가했다. 1~2월 배추 수입량은 2507t으로, 지난해 전체 수입량 4135t의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배추 수입량은 0t이었다. 심지어 1~2월 수입 배추의 약 99%인 2491t은 중국산이었다.
배추 수입량 증가는 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배추에 대한 할당관세(0%)를 시행한 것이 원인으로 추측된다. 할당관세는 특정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일정 기간 한시적으로 낮추는 제도를 의미한다.
물가 상승도 김치와 배추 수입량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된다. 통계청의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김치 물가상승률은 15.3%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2.1%를 훨씬 뛰어넘었다. 또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배추 한 포기당 최근 소매가격은 5582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4226원과 비교해 32.1%나 올랐다.
앞서 중국산 김치는 과거 여러 차례 위생 문제로 논란에 휩싸였다. 2020년 중국산 건고추에서 쥐 떼가 발견됐으며 2021년엔 중국의 김치 공장에서 알몸 상태로 배추를 절이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퍼져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극도로 커지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수입 배추김치에 대해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적용을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해당 인증을 받은 업소에서 생산된 제품만 수입이 가능해졌으며 위생이나 품질 관리도 한층 강화됐다. 이 또한 김치 수입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