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복귀한 서초동 사저 '고요'...다음 주부터 형사재판 본격 시작
2025-04-12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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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 서초동 사저로 복귀해 형사재판 준비
서울 서초동 사저에 돌아온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형사재판을 앞두고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파면 일주일 만인 지난 11일 한남동 관저에서 사저로 복귀한 윤 전 대통령은 민간인 신분으로 새로운 일상을 시작했다.

지난 11일 윤 전 대통령의 사저 복귀 당시에는 지지자들과 측근들이 대거 몰렸으나, 12일 현재 사저 주변은 고요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소수의 지지자들만이 사저 입구 한쪽에 자리를 잡고 모여 있으며, 곳곳에는 여전히 윤 전 대통령을 환영하는 현수막과 포스터가 남아있다.
전날 긴장감 속에 대거 배치됐던 경찰 병력도 대폭 축소됐다. 사저 입구에 설치됐던 바리케이드도 대부분 수거된 상태다. 한 경찰 관계자는 연합뉴스는 "오늘 열리는 다른 집회에 사용하기 위해 가져간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미 4월 한 달간 사저 인근에 신고된 집회를 모두 제한했는데, 이는 윤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이 진행되는 서울중앙지법 100m 이내에 사저가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11월 7일 한남동 관저에 입주한 이후 886일 만에 서초동 사저로 돌아왔다. 관저를 떠나기 전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실 직원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정진석 비서실장을 비롯한 고위 참모진과 일부 행정관까지 약 200명의 직원들이 휴가를 내고 관저를 찾았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참모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고생했다"고 말했으며, 일부 직원들이 눈물을 보이자 "감정을 수습하라"며 "그만 울고 자유와 번영을 위해 더욱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약 20분간 진행된 마지막 대화에서 정 실장은 윤 전 대통령의 건강을 기원했고, 관저에 설치된 플래카드에는 "영원한 나의 대통령"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사저에 도착한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며 한 지지자로부터 꽃다발을 건네받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앞으로 서초동 사저에 머물면서 최대 10년간 경호와 경비를 제공받을 수 있다. 대통령경호처는 다른 전직 대통령들의 사례를 고려해 50여명 규모의 전담 경호팀을 구성했다.
윤 전 대통령의 사저는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있지만, 취임 초 6개월가량 출퇴근하던 곳이어서 경호 조치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향후 이웃 주민들의 불편과 반려견 등을 고려해 한적한 곳에 있는 단독 주택으로 거처를 옮기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은 다음 주 월요일 오전 10시 첫 재판을 시작으로 사저 건너편에 있는 서울중앙지법을 오가며 형사재판을 받게 된다. 서울중앙지법은 대통령경호처의 요청을 받아들여 윤 전 대통령이 차를 탄 채 지하로 들어갈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이 포토라인에 서는 모습은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사저와 차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인접해 있어, 법원 측도 재판 당일 각종 집회와 시위에 대비하고 있다. 일반 차량 진입은 지난 11일부터 첫 재판이 열리는 다음 주 월요일 자정까지 전면 금지됐다. 현재 법원 일부 출입구도 폐쇄된 상태이며, 재판 당일에는 보안 검색도 철저히 진행될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은 당분간 서초동 사저에 머물며 내란 혐의 등으로 진행되는 형사 재판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