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흥행 참패했는데…지금 넷플릭스 '톱10' 싹쓸이 중인 19금 한국 영화
2025-04-12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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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 배우 사생활 논란 속 OTT 플랫폼에서 역주행 중인 한국 영화
8년 전 개봉 당시 흥행 참패 불명예를 안았던 한국 영화가 넷플릭스 등 주요 OTT 플랫폼에서 역주행하며 인기 순위를 장악하고 있다. 그 정체는 바로 주연 배우 김수현을 둘러싼 논란 속에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영화 '리얼'이다.

12일 기준 '리얼'은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 TOP 10 영화' 10위를 차지했다. 지난 1일 갑자기 넷플릭스, 쿠팡플레이 등 각종 OTT 플랫폼에 등장해 2위까지 치고 올라갔던 '리얼'은 벌써 약 2주째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2017년 개봉한 '리얼'은 김수현, 이성민, 성동일이 주연을 맡은 작품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 카지노를 둘러싼 두 남자의 비밀과 음모를 그린 액션 느와르다. 특히 김수현은 카지노 조직의 보스 장태영과 투자자 장태영이라는 1인 2역에 도전했으며, 고(故) 설리는 VVIP 재활병원 치료사 송유화 역을 맡아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영화 '리얼'은 스케일이 남다른 화려한 카메오 출연진도 자랑한다. 수지는 보스 장태영의 타투이스트로, 아이유는 시상식 도우미로, 나인뮤지스 경리는 레스토랑 웨이트리스로, 원더걸스 안소희는 차이나타운 노동자 역할로 깜짝 등장했다. 씨스타 출신 다솜과 민하도 각각 재활치료사와 카지노 시에스타 서빙 직원으로 특별 출연했다.
'한류 스타' 김수현의 이름값을 앞세워 총 115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리얼'은 당초 320만 명의 손익분기점을 기대했으나, 실제로는 47만 명의 관객 동원에 그치며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제작 과정에서도 논란이 있었다. 처음 메가폰을 잡은 이정섭 감독은 '편집 방향성 차이'로 중도 하차했고, 김수현의 사촌형으로 알려진 이로베(이사랑) 감독이 작품을 최종 완성했다. 이로베 감독은 현재 김수현의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 대표직을 맡고 있다.
최근 '리얼'이 다시 조명받게 된 계기는 김수현을 둘러싼 여러 논란 때문이다. 특히 여주인공이었던 설리의 오빠 최 모 씨가 영화 속 노출 장면과 관련해 김수현과 이로베 대표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며 잡음이 일었다.

김수현은 최근 고(故) 김새론과의 관계를 둘러싼 의혹으로도 곤혹을 치르고 있다.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그는 눈물을 보이며 "저는 고인이 미성년자이던 시절 교제하지 않았다"며 "고인이 저로 인해, 제 소속사가 고인의 채무를 압박했기 때문에 비극적인 선택을 했다는 것 또한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 김수현의 신작 활동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제작비 600억 원이 투입된 디즈니+ 시리즈 '넉오프'는 올해 5월과 하반기에 각각 시즌1과 시즌2 공개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결국 공개가 보류된 상태다.
한편 OTT 플랫폼에서 특정 작품이 역주행하는 현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당시에도 영화 '서울의 봄'이 넷플릭스 영화 순위 1위에 올랐고, 티빙에서는 '1987', '남산의 부장들' 등 정치적 배경의 영화들이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OTT 플랫폼의 이례적인 순위 변화는 현 시점의 사회적 이슈나 대중의 관심사를 반영하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영화 '리얼'의 순위 역주행은 김수현과 그를 둘러싼 논란에 대한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