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대통령이 쓴 빨간 모자... 무슨 글자 적혀 있는지 봤더니
2025-04-12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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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대통령, 주먹 불끈 쥐기도... 일부 지지자 눈물
윤 전 대통령은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를 떠나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사저로 이동했다. 파면된 지 일주일 만이자 대통령 당선 후 관저에 입주한 지 886일 만이다.
오후 5시 7분쯤 윤 전 대통령은 관저에서 차량에 올라 이동을 시작했다. 관저 밖에서는 대통령실 참모진과 대통령경호처 관계자들이 박수를 보내며 그를 배웅했다. 2분 뒤인 오후 5시 9분, 윤 전 대통령은 관저 정문 앞에서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다가갔다. 양복 차림으로 머리를 단정히 세운 그는 밝은 미소로 손을 흔들었다.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포옹하며 대화를 나눴다. 일부 지지자는 눈물을 흘렸다.
한남동 관저 주변은 윤 전 대통령을 응원하는 지지자와 반대 집회 참가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보수 유튜버 신의한수 등은 오후 3시부터 관저 인근 볼보빌딩 앞에서 응원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대통령이 떠나면서 청년들에게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며 신원 확인을 거쳐 청년 200여 명을 모았다. 오전부터 기다린 지지자들은 ‘YOON AGAIN’ 같은 팻말을 들고 윤 전 대통령 이름을 연호했다. 경찰 추산 약 1500명이 한남동 일대에 운집했다.
이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은 한 지지자가 건넨 빨간 모자를 받아 썼다. 모자에는 ‘Make Korea Great Again’(다시 한국을 위대하게)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 문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호를 연상하게 하며 주목을 받았다. 윤 전 대통령은 모자를 쓰고 주먹을 불끈 쥐며 지지자들과 호흡을 나눴다.
지지자들과의 만남을 마친 윤 전 대통령은 취재진 앞에서 별다른 발언 없이 차량에 올라 이동을 이어갔다. 차 창문을 내리고 손을 흔들거나 주먹을 쥐어 보이며 지지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차 안에는 김건희 여사도 있었다. 40~60명 규모의 전담 경호팀이 부부의 이동을 철저히 호위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탄 차량은 오후 5시 30분쯤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정문에 도착했다.
윤 전 대통령이 착용한 ‘Make Korea Great Again’ 모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징적 아이템인 ‘Make America Great Again(MAGA)’ 모자를 떠올리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MAGA 모자는 2016년 대선 캠페인부터 그의 정치적 메시지를 대표하는 물건으로 자리 잡았다. 빨간색 바탕에 흰색 글씨로 쓰인 이 모자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 단결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모자를 자주 착용하며 대중과 소통했고, 그의 정치적 슬로건을 전 세계에 각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