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2025-04-12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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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후정치 본격적으로 시동 거나

윤석열 전 대통령이 관저를 떠나 사저로 이주하는 11일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뉴스1(공동취재)
윤석열 전 대통령이 관저를 떠나 사저로 이주하는 11일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뉴스1(공동취재)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정치적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내는 것이 대선 국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린다.

윤 전 대통령은 11일 오후 한남동 관저를 떠나 서초동 사저로 옮겼다. 그는 관저를 떠나는 길부터 사저에 도착하기까지 자신이 정치적으로 건재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듯했다.

윤 전 대통령은 관저 앞에선 배웅 나온 청년 지지자들과 일일이 포옹했다. 사저로 가는 길엔 차 안에서 창문을 열고 거리에 나온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은 변호인단을 통해 발표한 메시지에서 지지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며 "지난겨울에는 많은 국민들, 그리고 청년들께서 자유와 주권을 수호하겠다는 일념으로 밤낮없이 한남동 관저 앞을 지켜줬다. 추운 날씨까지 녹였던 그 뜨거운 열의를 지금도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저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간다"면서도 "나라와 국민을 위한 새로운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앞으로도 정치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내겠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 후 일주일 만인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고 있다.  /뉴스1(공동취재)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 후 일주일 만인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고 있다. /뉴스1(공동취재)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 탄핵 인용이 잘못됐다고 답한 비율은 25%에 이른다. 윤 전 대통령은 여전히 보수층에서 상당한 지지를 얻고 있다.

이 같은 지지는 국민의힘이 대선에서 보수 표심을 모으는 데 윤 전 대통령이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이 머문 관저에는 나경원·윤상현 의원 등 탄핵 반대를 주장했던 국민의힘 인사들이 방문해 그의 정치적 행보를 뒷받침했다. 일부 보수 논객은 윤 전 대통령이 대선 국면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망하며, 그의 메시지가 국민의힘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윤 전 대통령의 행보는 파면 후 관저에 칩거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는 확연히 다르다. 박 전 대통령은 파면 후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지만, 윤 전 대통령은 탄핵 국면을 거치며 더불어민주당에 반감을 가진 청년과 기존 지지층이 뭉쳤다. 이런 지지층은 윤 전 대통령이 사저에서도 정치적 메시지를 이어갈 기반이 돼 줄 수 있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윤 전 대통령의 이런 행보가 보수 지지층 결집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윤 전 대통령이 관저 퇴거 과정에서 보여준 당당한 태도와 지지자들과의 소통이 기존 지지층의 충성도를 높인다는 것이다.

반면 부정적인 반응도 있다. 윤 전 대통령의 행보가 대선 국면에서 국민의힘에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온다. 그가 영향력을 발휘하면 대선이 윤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의 대결’ 구도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같은 구도는 민주당이 내심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개입이 국민의힘 내 분열을 부추기거나 중도층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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