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신안산선 지하터널 붕괴] 13시간 만에 굴착기 기사 극적 구조
2025-04-12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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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에 지장 없는 상태... 50대 근로자 1명은 아직 실종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나 20대 근로자가 10시간 넘게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다른 근로자 1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라 경찰과 소방 당국은 수색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12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굴착기 기사 A 씨는 전날 오후 3시 13분께 붕괴 사고로 지하 30여m 지점에 고립됐다가 밤샘 구조작업을 통해 이날 오전 4시 27분께 무사히 잔해무더기에서 빠져나왔다. 사고가 난 지 13시간여만이다.
A 씨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그는 의식이 비교적 또렷했고, 구조대가 자신의 몸을 짓누르던 잔해를 치우는 동안에도 구조대와 대화를 나눴다고 전해졌다. 하지만 장시간 잔해에 깔려 있었던 만큼 자세한 검사를 위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구조대원들은 고립 초기부터 전화 통화가 가능했던 A 씨의 위치를 찾아낸 뒤 목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까이 접근했지만, 붕괴 현장 특성상 중장비를 투입하지 못해 구조에 시간이 걸렸다.
이번 사고는 광명시 일직동 양지사거리 부근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에서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지하터널 공사 현장과 상부 도로가 무너지면서 났다. 사고 초기에 근로자 총 18명 중 5명의 연락이 닿지 않았지만, 이 중 3명은 차례로 안전이 확인됐다. 나머지 2명 중 구조된 A 씨는 하청업체 소속이고, 포스코이앤씨 소속의 50대 근로자 1명은 아직 실종 상태라 사고 이틀째인 이날 수색작업이 계속된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휴대전화 위치 추적 등 기법을 동원해 실종 근로자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사고 후 광명시가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사고 현장 주변 주민들을 대피시키면서 많은 주민이 대피소로 이동했다. 대피 명령을 받은 곳은 인근 아파트 642세대 2300명과 오피스텔 주민 144명 등 2400여명이다. 이들은 친인척이나 지인 집 외에 시가 지정한 대피소인 시민체육관과 학교 7곳에서 대부분 뜬눈으로 밤을 보냈다.
이성해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는 전날 현장 브리핑에서 "사고 현장 주변 아파트에 계측기를 설치해 지속적으로 안전을 확인했는데 어제와 오늘 사이에 변인은 없는 걸로 판단된다"며 "전문가들과 함께 계측 결과를 살펴보고 아파트 입주가 가능한지 판단해 알리겠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사고대책본부를 꾸렸다. 신안산선 민간투자사업 사업시행자인 ㈜넥스트레인도 현장에 사고수습본부를 설치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형사과를 중심으로 사고 원인과 관련한 기초 조사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