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으려고 물에 들어갔단 치명적... 악어도 기절시키는 물고기
2025-04-1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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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퐝이 아마존에 가서 잡아먹은 이색 식재료

아마존의 깊은 정글 속엔 신비로운 물고기가 산다. 강렬한 전기 충격으로 먹이를 사냥하는 전기뱀장어다. 한 한국인 유튜버가 이 전기뱀장어를 잡아서 요리해 먹는 과정을 담은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150만이 넘는 구독자를 자랑하는 헌터퐝.
헌터퐝은 현지 가이드와 함께 아마존의 흙길과 울창한 숲을 뚫고 전기뱀장어가 있는 곳까지 가는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나무와 덩굴이 길을 막아 차량이 진흙에 빠지기도 했다. 전기뱀장어는 아마존 강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생물이 아니다. 얕은 물로 올라올 때만 잡을 기회가 생긴다.
헌터퐝과 팀은 강가에 멈춰 서서 주변을 탐색했다. 물속에 들어가면 전기 충격으로 쇼크사할 위험이 있기에 모두가 신중했다. 헌터퐝은 장화를 신고 물가에 섰다. 맨발로 다니는 현지인들도 물에 들어가지 않으려 했다. 그만큼 전기뱀장어는 위험한 존재다. 마침내 전기뱀장어가 발견했다. 빠르게 숨었지만 팀원이 활을 쏴 정확히 맞췄다. 전기뱀장어는 활에 꿰인 채 저항했지만 팀은 나무 막대기로 힘을 빼며 제압했다.
전기뱀장어는 단순한 물고기가 아니다. 잉어과에 속하는 전기뱀장어는 장어처럼 길고 미끈하다. 최대 2.5m까지 자라며 몸무게는 20kg에 이를 수 있다. 아마존을 포함한 남아메리카의 강과 늪지대, 특히 브라질, 페루, 수리남 같은 지역의 따뜻한 민물에서 주로 서식한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전기뱀장어는 전기를 만들 수 있는 물고기다. 이 놀라운 생물의 전기 생산 능력은 '전기세포' 또는 '전기판(electrocyte)'으로 불리는 특수화한 세포에서 비롯된다. 전기뱀장어의 몸체 약 80%는 이러한 전기세포로 구성돼 있다. 수천개의 전기판이 직렬로 연결된 구조를 이루고 있다. 각 전기세포는 한쪽 면에 다수의 나트륨 채널을 보유해 뇌에서 신호가 전달되면 이 채널들이 동시에 열리며 나트륨 이온이 세포 내부로 급속히 유입된다. 이러한 이온의 흐름은 세포 내외부 간 전위차를 발생시키는 핵심 메커니즘이다. 전기뱀장어의 가장 독특한 특징은 이 전기세포들이 마치 건전지를 직렬로 연결한 것처럼 배열돼 있다는 점이다. 개별 전기세포는 약 0.15볼트의 작은 전압을 생성하지만 수천개가 직렬로 연결돼 있어 강력한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전기뱀장어는 이렇게 생성된 전기를 사냥, 자기방어, 주변 환경 탐색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한다. 사냥 시에는 강력한 전기 충격으로 먹이를 마비시키고, 위험 상황에서는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며, 낮은 전압의 전기 신호를 이용해 주변 환경을 탐색하기도 한다. 과학자들은 전기뱀장어의 이러한 놀라운 생물학적 전기 생산 시스템을 연구하여 생체전지, 의료기기, 바이오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하려고 계속 시도하고 있다. 특히 전기뱀장어의 전기세포 작동 원리는 자가발전 시스템 개발에 중요한 영감을 제공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솔루션을 찾는 현대 과학의 중요한 연구 주제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전기뱀장어는 최대 859V의 전압과 3.2A의 전류를 만들 수 있다. 범죄자를 제압하는 데 쓰이는 테이저건의 전류가 3mA가량이란 점, 100mA 전류에 노출되면 사람도 사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기뱀장어가 뿜는 전기의 위력을 짐작할 수 있다.
전기뱀장어가 뿜는 전기의 전압은 220V인 한국 가정용 전기를 훨씬 초과할 정도로 강력하다. 작은 물고기를 기절시키거나 포식자를 쫓아내는 데 사용된다. 인간에게도 치명적일 수 있다. 수영 중 전기뱀장어와 마주치면 전기 충격으로 기절하고 익사할 수 있다. 실제로 아마존 지역에서는 전기 충격으로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유튜브에선 전기뱀장어를 잡아먹으려던 악어가 감전돼 기절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볼 수 있다.
자기 스스로 만들어낸 강력한 전기에 전기뱀장어는 안전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기뱀장어는 자신이 발생시킨 전기에 어느 정도의 충격을 받을 수 있지만, 치명적인 피해는 입지 않는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전기뱀장어의 몸 구조 덕분이다. 전기를 생산하는 기관은 몸통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주요 장기들은 몸 앞쪽에 밀집되어 있고 지방 조직으로 둘러싸여 절연체 역할을 한다. 마치 전선 피복처럼, 지방층이 전기가 주요 장기로 흘러가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다.
또한 전기뱀장어가 전기를 방출할 때 몸 전체에 자기장이 형성되는데, 이 자기장이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전기뱀장어가 완전히 충격을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전기 방출 시 자신의 몸에도 일부 전류가 흐르기 때문에 약한 감전 증상을 느낄 수 있다. 마치 우리가 정전기 방지 스프레이를 뿌려도 아주 약한 정전기를 느낄 수 있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헌터퐝 일행은 전기뱀장어를 잡는 데 극도의 주의를 기울였다. 전기가 통하는 네트나 금속 도구는 사용할 수 없었다. 대신 나무 막대 같은 도구로 제압했다. 전기뱀장어는 생명력이 강해 목이 잘린 상태에서도 전기를 발생시켰다. 헌터퐝이 잡은 개체는 약 1.3m 크기였다. 두께가 굵어 상당한 전압을 뿜어낼 수 있는 몸집을 가졌다. 팀은 전기뱀장어가 힘을 잃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완전히 죽은 뒤에야 손으로 들 수 있었다.
요리는 원시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캠프파이어 위에서 전기뱀장어를 구웠다. 장어를 나무 꼬챙이에 꿰어 불 위에 천천히 돌리며 익혔다. 소금이나 양념은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불의 열기만으로 장어의 풍미를 살렸다.
맛은 어땠을까. 헌터퐝은 처음에는 전기뱀장어의 맛에 회의적이었다. 맛이 없다는 말을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막상 먹어본 그는 깜짝 놀랐다. 꼬챙이에 꿴 장어를 먹으며 헌터퐝은 갈치 맛이 난다고 평가했다. 내장 부분은 전갱이 같은 질감을 냈다. 프라이로 조리한 살은 더욱 기름져 풍미가 강했다. 헌터퐝은 “말이 안 되게 맛있다”며 기대 이상의 맛에 감탄했다.
아마존에서도 전기뱀장어는 흔히 먹는 음식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위험하게 여기기에 주로 생존 상황이나 특별한 경우에만 요리한다. 맛이 강하지 않고 기름진 특성 때문에 선호도가 낮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