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서 산 '대파' 이렇게 한번 잘라보세요…'돈' 버는 지름길이 따로 없네요
2025-04-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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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 작은 농부의 새로운 트렌드
대파는 한국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기본 재료다. 국, 찌개, 볶음, 무침 등 거의 모든 요리에 들어가는 식재료지만, 날씨와 작황에 따라 가격 변동이 심하다. 특히 자연재해나 한파가 발생할 경우, 대파 값이 급상승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가 부담이 커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소비자들은 몇 년 전부터 대안을 모색했고, 그 해답으로 '파테크'가 떠올랐다.
대파와 재테크를 결합한 이 신조어는 집에서 대파를 직접 키우는 방식으로 식비를 절약하고, 동시에 재배의 즐거움까지 누리는 새로운 생활 트렌드를 가리킨다. 번거로운 장비나 비용이 거의 들지 않고,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파테크의 가장 큰 장점은 경제성이다. 마트에서 산 대파를 다 쓰지 않고, 뿌리 부분만 남겨 키우면 추가 비용 없이도 계속해서 대파를 수확할 수 있다. 방법도 간단하다. 대파 뿌리를 약 10cm 정도 남기고 잘라준 뒤, 페트병에 뿌리가 잠길 만큼 물을 붓는다.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두고 하루에 한 번씩 물만 갈아주면 10일 안에 새순이 쑥쑥 올라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마트에 가지 않고도 싱싱한 대파를 바로바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수경재배 방식은 초보자에게 특히 매력적이다. 흙을 쓰지 않아 지저분하지 않고, 기존에 쓰던 페트병이나 컵을 재활용할 수 있어 친환경적인 생활을 실천할 수 있다. 자라나는 대파를 관찰하며 심리적 만족감도 얻을 수 있고, 아이들과 함께 기르며 교육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필요할 때 바로 수확해 요리에 활용할 수 있어 실용성도 뛰어나다.

이처럼 간편한 파테크는 SNS와 유튜브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인스타그램에는 '#대파키우기' '#반려대파' '#대파코인' 같은 해시태그가 꾸준히 등장하고 있으며, 직접 기른 대파를 자랑하는 사진과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에는 페트병 자동 급수 장치 만들기부터 파가 얼마나 자랐는지를 보여주는 일상 브이로그까지 다양한 콘텐츠가 공유되고 있다. 연예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과거 샤이니 키는 방송에서 자신이 직접 기른 대파로 요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재미와 실용성을 동시에 강조했다.

하지만 파테크도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수경재배로 키운 대파는 흙에서 자란 대파와 비교했을 때 영양성분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대파는 흙 속의 다양한 무기질과 유기물을 흡수하며 자라는데, 수경재배는 물에 녹인 양액으로만 영양분을 공급받기 때문에 일부 비타민이나 항산화 성분이 부족할 수 있다. 특히 베타카로틴과 폴리페놀 같은 성분은 흙에서 자랄 때 더 풍부하게 축적되는 경향이 있다.
성장 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수경재배 대파는 비교적 빠르게 자라지만, 크기나 두께는 흙 재배 대파보다 부족한 경우가 많다. 과습 상태가 계속되면 줄기가 약해지고 물러지는 문제도 생길 수 있다. 또한 물을 자주 갈아주지 않으면 뿌리가 썩거나 냄새가 나는 등 위생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재배 횟수에도 제한이 있다. 일반적으로 두세 번 수확하면 뿌리의 영양이 고갈돼 성장이 멈추는 경우가 많아 장기적인 재배에는 불리하다.
반면 흙 재배는 비교적 오랜 기간 반복 수확이 가능하고, 맛과 향도 더욱 진하다. 흙에서 자란 대파는 자연의 미네랄과 유기물 덕분에 특유의 향이 강하고, 요리에 활용했을 때 풍미가 한층 살아난다. 그러나 곰팡이나 해충, 물빠짐 문제 등 흙 특유의 관리 어려움도 함께 따른다.
그럼에도 파테크는 단순히 돈을 아끼는 방법을 넘어 새로운 생활 습관이 되고 있다. 짧은 시간과 적은 비용으로 얻을 수 있는 즐거움과 효용성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실천 중이다. 물론 수경재배만으로 대파를 완전히 자급자족하긴 어렵겠지만, 그 자체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경험이 될 수 있다. 대파 한 뿌리로 시작하는 작은 변화가 식비 절약은 물론, 자연과 가까워지는 삶을 만들어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