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한국산에 방치한 카메라에 '전설의 동물'이 찍혔다 (영상)

2025-04-1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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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인 담비 중에서도 희귀하다는 흰색 담비

흰 담비 / '새덕후' 유튜브 영상 캡처
흰 담비 / '새덕후' 유튜브 영상 캡처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한국의 깊은 산속에서 전설에서나 볼 법한 동물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바로 흰 담비다. 유튜브 채널 새덕후가 최근 공개한 영상 ‘1년간 방치했던 카메라에 전설의 동물이 찍혔습니다’에서 이 희귀한 생명체의 모습을 공개하며 네티즌들의 가슴을 뛰게 했다.

흰 담비 / '새덕후' 유튜브 영상 캡처
흰 담비 / '새덕후' 유튜브 영상 캡처

새덕후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 김어진은 지난해 봄 포유류 전문가 이상규와 함께 멸종위기종인 담비를 관찰하기 위해 산속에 센서 카메라를 설치했다. 2급 멸종위기종인 담비는 한반도 자연의 최상위 포식자 중 하나다. 이들은 담비의 배설물이 모이는 장소에 카메라를 설치했다.

1년간 촬영된 영상에는 너구리, 들꿩, 수리부엉이, 오소리, 하늘다람쥐, 삵, 고라니, 노루 같은 다양한 야생동물이 등장했다. 가장 놀라운 장면은 흰 담비가 등장하는 순간이었다. 영상에서 김어진은 “전설적인 동물 수준”이라며 흰담비에 대해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흰 담비는 백색증으로 인해 온몸이 희었다. 발바닥까지 하얀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김어진은 흰 담비의 크림색 털과 빠른 움직임을 보며 “외계 생명체 같다”고 말하며 감탄했다.

영상에선 흰 담비가 나무를 타고 뛰어오르는 날렵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김어진은 흰 담비의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1년간 영상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흰 담비는 담비의 돌연변이 개체다. 백색증이나 백변종으로 인해 털이 하얗게 변한 개체를 말한다. 담비는 족제비과에 속하는 포유류다. 한국에서는 주로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같은 깊은 산림 지역에서 서식한다. 몸길이는 40~50cm 정도이고 꼬리 길이까지 합치면 80cm에 달한다. 일반 담비는 황갈색 털에 목 부분이 노란색을 띠지만, 흰 담비는 유전적 변이로 인해 털이 하얗거나 크림색을 띤다. 담비는 나무 위에서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을 만큼 민첩하며, 발톱을 이용해 나무를 오르고 빠르게 뛰어다닌다. 주로 작은 설치류, 새, 곤충, 과일을 먹는다. 겨울에도 동면하지 않고 활동을 이어간다. 개체 수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지만 매우 드물게 관찰된다. 환경 파괴와 서식지 감소로 인해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다. 특히 흰담비는 찾기 어려운 동물이다. 백색증으로 인해 눈에 띄기 쉬워 포식자나 밀렵꾼의 표적이 되기 쉽다.

흰담비로 불리는 동물이 있다. 흰담비족제비, 산족제비로도 불리는 족제비과 포유류 북방족제비다. 김어진의 카메라에 잡힌 흰 담비는 흰담비로 불리는 북방족제비와 다르다. 북방족제비는 수컷 몸길이가 18~32cm, 암컷 몸길이가 17~27cm 정도로 담비보다 훨씬 작다.

담비 성격이 포악하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사실과 다소 다르다. 담비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피하는 야행성 동물이라 인간과 직접 마주칠 일이 드물다. 새덕후 영상에서도 담비와 흰담비가 동료와 장난치며 레슬링을 하거나, 새끼 멧돼지와 함께 숲을 누비는 모습이 담겼다.

김어진은 담비가 서로 장난치며 물어뜯는 모습이 포악해 보일 수 있지만 놀이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담비는 먹이를 사냥할 때나 위협을 느낄 때만 공격성을 보인다. 담비는 새의 둥지를 습격해 알을 먹거나 작은 동물을 사냥하며 최상위 포식자로서 군림하지만 사람에게 직접적인 위협을 가한다는 보고는 거의 없다. 다만 갇히거나 위협을 느낄 경우 방어적으로 행동할 수 있으니 야생에서 마주쳤을 때는 거리를 두고 조용히 물러나는 것이 안전하다.

담비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 일본의 산림 지대에서도 발견된다. 특히 시베리아 지역에서 담비의 서식이 활발하며, 이곳에서는 담비 털이 모피로 사용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과거에도 담비 모피가 귀하게 여겨졌지만, 현재는 야생동물 보호법으로 인해 사냥과 거래가 엄격히 금지돼 있다.

담비는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작은 동물을 잡아먹으며 개체 수를 조절하고, 씨앗을 퍼뜨려 숲의 재생에 기여한다. 새덕후 영상에서 김어진은 “산에 동물들이 있다는 걸 아는 것부터 보호가 시작된다”며 담비와 같은 야생동물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 환경 보호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1년간 방치했던 카메라에 전설의 동물이 찍혔습니다’란 제목으로 새덕후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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