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일으켜”… '일본이 싫어하는 외국인 선수'에 포함된 한국 축구 레전드

2025-04-1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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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매체, '일본이 싫어하는 외국인 선수 5명' 선정

일본 언론이 14년 전 기성용(FC서울)의 '원숭이 세리머니'를 다시 꺼내 들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국가대표 시절 기성용 사진 / 기성용 인스타그램
국가대표 시절 기성용 사진 / 기성용 인스타그램

일본 매체 '풋볼채널'은 지난 10일 “일본이 싫어하는 외국인 선수 5명”을 선정하며 2011년 아시안컵 한일전에서의 기성용 세리머니를 재조명했다.

매체는 “축구는 국경을 넘는 스포츠지만 반복적인 문제로 비판을 받는 이들도 있다”며 “기성용은 일본 팬들의 분노를 일으킨 대표적인 선수”라고 지적했다.

기성용의 세리머니는 2011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에서 나왔다.

당시 그는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기록한 뒤 박지성과 포옹했고 이어 관중석을 향해 원숭이를 흉내 내는 행동을 했다. 이후 공식적인 사과는 없었지만 자신의 SNS를 통해 “관중석에 있는 욱일기를 보는 내 가슴은 눈물만 났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욱일기는 일본 제국주의와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한국에서는 전범기로 인식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역시 경기장에서의 욱일기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기성용의 세리머니는 당시 관중석에 있던 욱일기를 향한 항의였다는 해석도 나왔지만 일본 매체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풋볼채널은 “기성용은 골을 넣은 뒤 왼손으로 뺨을 긁으며 원숭이 흉내를 냈다”며 “이는 일본인을 모욕하기 위해 한국에서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FC서울 기성용이 지난해 경기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은행 K리그1 2024 10라운드' 수원FC와 FC서울의 경기에서 두 번째 골을 넣은 후 선수들과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FC서울 기성용이 지난해 경기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은행 K리그1 2024 10라운드' 수원FC와 FC서울의 경기에서 두 번째 골을 넣은 후 선수들과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이어 “그의 행동은 단순한 항의를 넘어서 일본에 대한 혐오 표현으로 받아들여졌고 일본 팬들은 여전히 이를 기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욱일기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매체는 “당시 경기장에 욱일기가 있었는지는 확실치 않다”며 “기성용의 행동은 감정적인 대응이었고 무분별한 언행이었다”고 비판했다.

기성용의 이같은 세리머니는 당시 국내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일각에서는 "욱일기에 대해 기성용이 통쾌하게 대응했다"와 같은 반응도 있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공식적인 국제 대회에서 인종차별적 세리머니를 대놓고 한 행동은 다소 어리석었다"와 같은 반응도 나왔다.

한편 기성용은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미드필더 중 한 명이다. 넓은 시야와 정교한 패스 능력,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오랫동안 한국 대표팀의 중심 역할을 맡아왔다. A매치 110경기에 출전해 10골을 기록하며, 전성기에는 '한국의 사령탑'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그는 특유의 리더십과 언변으로도 주목받았다. 경기 외적으로는 팀 내 문제를 직설적으로 언급하거나,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현재는 국가대표를 은퇴하고 K리그 FC 서울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다.

FC서울 기성용이 지난해 경기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은행 K리그1 2024 10라운드' 수원FC와 FC서울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한 후 박수치고 있다. / 뉴스1
FC서울 기성용이 지난해 경기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은행 K리그1 2024 10라운드' 수원FC와 FC서울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한 후 박수치고 있다. / 뉴스1
home 용현지 기자 gus88550@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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