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막힌 일 발생…600억 대작 화제의 한국 드라마, 눈 뜨고 도둑질당했다

2025-04-1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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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유통 논란 속 글로벌 인기의 양면성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글로벌 흥행 속에 중국에서 도둑시청 논란에 휘말렸다.

'폭싹 속았수다' 스틸컷. 중년 애순 역을 맡은 문소리. / 넷플릭스 제공
'폭싹 속았수다' 스틸컷. 중년 애순 역을 맡은 문소리. / 넷플릭스 제공

세계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국내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이 드라마는 최근 중국 SNS에서 '김선호 챌린지'가 유행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정작 중국 내에서는 넷플릭스 서비스가 공식적으로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불법 유통'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현재 중국 젊은층 사이에서는 '폭싹 속았수다' 한 장면을 따라하는 '김선호 챌린지'가 틱톡, 더우인, 샤오홍슈 등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해당 장면은 13화에서 박충섭(김선호)이 신부 양금명(아이유)의 웨딩드레스 차림을 처음 보고 기절하는 척하며 미소를 짓는 대목이다. 이 장면을 따라한 영상들은 'Kim Seon-ho Smile Challenge' '金宣虎笑容模仿'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업로드되고 있으며, 이미 관련 영상 조회수는 1억뷰를 훌쩍 넘겼다.

심지어 중국 인기 배우 바이루까지 챌린지에 동참하면서 유행은 더욱 확산됐다. 중국 내 대형 커뮤니티 도우반에는 '폭싹 속았수다' 리뷰 페이지가 개설돼 있으며, 현재 별점 참여자는 15만 명이 넘고, 리뷰 작성자는 6만 명을 넘었다. 관영 환구시보조차 "폭싹 속았수다가 도우반에서 평점 9.4를 기록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유튜브, 스윗컷

문제는 이런 모든 반응과 확산이 '불법적'인 유통을 전제로 한 콘텐츠 소비라는 점이다. 공식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콘텐츠가 무단 공유를 통해 퍼지고, 그 인기를 토대로 관광지 홍보까지 이어지는 현 상황은 단순한 문화 확산의 문제를 넘어서 콘텐츠 산업 저작권과 윤리, 주권 침해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앞서 서경덕 성신여대 창의융합학부 교수는 지난 4일 SNS에 올린 글에서 "중국 장자제(장가계)시가 드라마에 등장한 대사 한 줄을 인용해 제작진과 배우들에게 초대장을 보낸 건, 몰래 훔쳐보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시인한 꼴"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문제의 장면은 극 중 문소리(중년 애순 역)가 박해준(중년 관식 역)에게 "내년엔 단풍 보러 장가계 가자"라고 말하는 부분이다.

이에 장가계 측은 "드라마에서 장가계를 언급해줘서 감사하다"며 "가을을 기다릴 필요 없이 지금 출발하라"는 문구로 관광 홍보에 나섰다. 이같은 행보는 넷플릭스가 중국에서 공식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실상 '도둑 시청'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활용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폭싹 속았수다' 스틸컷. 배우 박해준과 문소리. / 넷플릭스 제공
'폭싹 속았수다' 스틸컷. 배우 박해준과 문소리. / 넷플릭스 제공

서 교수는 "지난번 '오징어게임' 시즌2 때도 그랬지만, 중국 내에서 넷플릭스 콘텐츠 도둑 시청은 이제 일상이 됐다"며"지자체까지 나서 훔쳐본 콘텐츠를 공식 홍보에 사용하는 수준은 정말 기가 막힐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는 우리 정부가 나서서 이런 상황을 더 이상 묵과하지 말고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의 묵인 속에서 계속되는 넷플릭스 콘텐츠 도둑 시청. 전 세계가 지켜보는 이 상황에서 '폭싹 속았수다'가 직면한 건 단순한 흥행을 넘어선 '눈 뜨고 도둑질 당한' 현실이다. 콘텐츠 제작사와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튜브, Netflix Korea 넷플릭스 코리아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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