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1등 건강식인데…일본에선 '가난의 상징', 거의 먹지 않는 식재료

2025-04-11 17:02

add remove print link

혈당 조절, 소화 개선, 다이어트 등에 도움 되는 식재료

일본에서 백미밥을 덜고 있는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Lesterman-shutterstock.com
일본에서 백미밥을 덜고 있는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Lesterman-shutterstock.com

한국과 일본에서 선호도가 차이가 있는 식재료가 있다. 바로 잡곡이다.

현미, 흑미, 보리 등 잡곡은 한국에서는 요즘 건강식으로 자리 잡으며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잡곡밥은 한국 가정에서 일상적으로 섭취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잡곡이 상대적으로 덜 소비되는 경향이 있다.

한국과 일본은 쌀을 주식으로 하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잡곡에 대한 인식과 소비 경향은 뚜렷하게 다르다.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 잡곡이 일상적인 식단에 잘 오르지 않는 이유는 역사적 배경, 식문화, 식감 선호도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한국에서 건강식으로 선호도가 높은 잡곡밥. 반면 일본에서는 백미밥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cool885-shutterstock.com
한국에서 건강식으로 선호도가 높은 잡곡밥. 반면 일본에서는 백미밥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cool885-shutterstock.com

일본에서는 백미밥은 오랜 기간 상류층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잡곡밥은 서민이나 가난한 사람들이 먹는 음식으로 인식되고 있다. 일본의 에도 시대에는 농민이 백미를 먹는 것이 금지될 정도로 백미는 귀하고 고급스러운 음식이었다. 반면 잡곡은 값싼 대체재로 여겨졌다. 일본에서 이런 인식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잡곡밥은 '가난한 사람의 음식'이라는 인식이 남아 있다.

식감에 대한 선호 차이도 있다. 일본 사람들은 쫀득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중시한다. 백미는 그런 특성을 지닌 대표적인 곡물이다. 일본산 쌀은 자포니카 계열로 찰기가 강하고 밥맛이 좋아 백미 그대로의 식감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현미, 흑미 보리 등 잡곡은 질감이 거칠고 씹는 맛이 강해 일본 사람들의 일반적인 기호에 잘 맞지 않는 편이다. 식감에 예민한 일본 사람들은 잡곡밥을 건강에는 좋지만 먹기 불편한 음식 정도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한 편이다.

일본의 쌀 산업은 백미 중심으로 오랫동안 유지돼 왔으며 전국적으로 보급되는 쌀도 백미 위주다. 일본의 슈퍼마켓, 편의점 등에서 판매되는 도시락이나 즉석밥 제품 대부분도 백미로 구성돼 있으며 잡곡밥 제품은 매우 제한적이다. 반면 한국은 건강식인 잡곡밥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슈퍼마켓, 대형마트 등에서 다양한 잡곡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잡곡 자료 사진 / Brent Hofacker-shutterstock.com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잡곡 자료 사진 / Brent Hofacker-shutterstock.com

한국과 일본에서 건강식에 대한 인식 차이도 존재한다. 한국은 2000년대 이후 웰빙 열풍과 함께 잡곡이 '1등 건강식'으로 각광받으며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잡곡은 혈당 조절, 소화 개선, 다이어트 등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남녀노소 모두에게 빠르게 퍼졌다. 최근에는 급식이나 가정에서도 잡곡밥을 접할 기회가 많아 자연스럽게 익숙해지고 있다.

물론 잡곡이 건강에 좋다는 인식은 일본에도 존재한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건강식을 떠올릴 때 잡곡보다는 된장국, 생선, 채소 위주의 전통적인 일본식 식단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처럼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 잡곡이 덜 소비되는 이유는 단순한 개인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오랫동안 이어진 백미 중심의 식문화 등으로 인해 일상적인 소비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일본에서 선호도가 높은 백미밥.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azoka-shutterstock.com
일본에서 선호도가 높은 백미밥.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azoka-shutterstock.com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