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들은 반길지도, 어른들은 글쎄?…스타벅스, 운영 '원칙' 처음으로 바뀔 듯

2025-04-1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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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코리아 서울 명동점에서 세계 최초로 시범 운영될 예정

스타벅스 코리아가 매장 운영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계획이다.

자료사진. / 뉴스1
자료사진. / 뉴스1

11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다음 달 서울 명동 매장에 세계 최초로 키오스크 시스템을 도입한다. 지금까지 전 세계 스타벅스 어디에서도 전면적인 키오스크 운영은 시도된 바 없었기 때문에, 이번 변화는 단순한 운영 효율 개선을 넘어 브랜드 정체성 변화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키오스크가 도입되는 배경에는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에서의 혼잡 해소와 매장 운영 효율성 확보가 있다. 명동은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언어 장벽이나 빠른 응대가 필요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이러한 환경을 고려해 키오스크 시범 도입을 준비해왔으며, 이후 운영 결과에 따라 전국 2000여 매장으로 확대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스타벅스 본사는 고객과의 대면 소통을 브랜드 핵심 원칙으로 삼아왔다. 직원이 직접 주문을 받고 고객 이름을 부르는 방식은 '스타벅스스러움'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여겨졌고, 이는 오랜 시간 세계 모든 매장에서 지켜져왔다. 하지만 스타벅스 코리아는 이미 2014년 모바일 앱 기반의 비대면 주문 시스템인 '사이렌오더'를 글로벌 최초로 도입한 바 있다. 사이렌오더는 현재 누적 5억 건 이상의 주문을 기록했고, 전체 주문 중 약 35%를 차지할 만큼 주요 주문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이번 키오스크 도입도 이러한 디지털 전환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2023년 말부터 일부 대형 매장에 진동벨 시스템도 시범 운영 중이며, 매장별 운영 효율을 높이는 다양한 실험을 이어오고 있다. 키오스크는 바쁜 시간대 대기 시간 감소, 인건비 절감, 추가 구매 유도 등 운영 측면에서 다양한 장점을 제공한다. 또한 직원과의 음성 소통이 어려운 청각장애인이나 외국인, 대면 주문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에게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디지털 소외계층에겐 키오스크가 또 다른 장벽이 될 수 있다. 특히 고령층이나 장애인은 작은 글씨와 복잡한 화면 구성, 터치 방식에 어려움을 느끼며 불편함을 호소할 가능성이 높다. 키오스크 이용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은 주문 중 오류나 조작 실패로 인해 오히려 불만을 갖게 되기도 한다.

이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키오스크 운영 매장에 보조 인력 배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또한 음성 안내, 점자 기능, 높이 조절 등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배리어프리 설계가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와 민간기업이 연계한 디지털 기기 사용법 교육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이번 변화는 브랜드 고유의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환경과 기술 발전 속에서, 디지털 전환이 단순한 편의성 제공을 넘어 사회적 포용성과 접근성까지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유튜브, Starbucks Korea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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