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이 270억인데... 벌써부터 연장계약 얘기 나오는 한국선수
2025-04-11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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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 가능성 크다” 메이저리그가 주목하는 뜨거운 이정후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025시즌 초반 맹타를 휘두르며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NL) 타격왕 후보로 떠올랐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들이 이정후의 타격 능력을 극찬하며 그의 활약이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보도했다.
ESPN은 10일(현지시각) 이정후가 NL 타격왕에 오르고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상위 5위 안에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SPN은 “이정후가 지난해 부상으로 15타수만 덜 나섰다면 신인왕도 유력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정후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루이스 아라에스보다 빠르고 출루 능력이 뛰어나다”며 “다양한 방향으로 타구를 날려 상대 수비를 어렵게 만든다”고 평가했다. 아라에스는 지난해 NL 타격 1위와 최다 안타 1위를 차지한 교타자다. ESPN은 이정후가 3번 타자로 윌리 아다메스와 맷 채프먼 사이에서 타격하며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투수의 정면 승부를 유도한다고 봤다. 또 “잘 알려지지 않은 타자가 시즌 초반 타율 선두를 달리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정후는 MLB.com과 Yahoo Sports가 전날 선정한 ‘2025시즌 초반 가장 뜨거운 6명’에 이름을 올렸다. Yahoo Sports의 러셀 도시는 “이정후는 2024년 데뷔 시즌을 부상으로 대부분 놓쳤지만, 올 시즌 초반 맹활약 중”이라며 “빅리그에서도 통하는 타격 기술을 보여주며 올스타 가능성이 크다”고 썼다. MLB.com은 이정후가 침체된 샌프란시스코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호평했다. 특히 이날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이정후의 적시 3루타가 팀의 21이닝 무득점 침묵을 깼다고 전하며 “5점 차로 뒤지던 경기의 추격 불씨를 당겼다”고 평가했다.
이정후는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 경기에서 올 시즌 두 번째 3안타 경기를 펼쳤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이 경기에서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시즌 타율은 0.300에서 0.333(45타수 15안타)으로 올랐다. 안타, 2루타, 3루타를 기록했지만 홈런이 없어 사이클링 히트는 놓쳤다. 한국 선수로는 추신수가 2015년에 MLB 유일의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이정후는 지난 6일 시애틀 매리너스전 이후 4일 만에 3안타를 몰아쳤다. 올 시즌 네 번째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기록하며 꾸준함을 뽐냈다. 1회말 첫 타석에선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4회말 0-5로 뒤진 상황에서 반격을 이끌었다. 무사 1루에서 닉 마르티네스의 바깥쪽 시속 125㎞ 체인지업을 끌어당겨 우익선상 3루타를 쳤다. 타구는 파울 라인 근처 깊숙이 떨어졌고, 상대 우익수는 허둥대며 쫓았다. 이정후는 재빨리 3루에 안착하며 MLB 데뷔 첫 3루타를 기록했다. 이후 엘리오트 라모스의 투수 앞 땅볼 때 홈을 파고들었지만 아웃돼 아쉬움을 남겼다.
6회말 1-6으로 뒤진 상황에서도 이정후는 멈추지 않았다. 선두타자로 나와 마르티네스의 바깥쪽 낮은 129㎞ 체인지업을 공략해 우전 안타를 뽑았다. 마이크 여스트렘스키의 2루타 때 3루를 밟았고, 상대 폭투로 득점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 이닝에서 3점을 뽑아 5-6까지 따라갔다.
7회말 이정후는 선두타자로 나와 불펜 스콧 발로의 가운데 몰린 130㎞ 스위퍼를 쳐 2루타를 만들었다. 타구는 우측 펜스 앞 깊이 날아갔고, 이정후는 전력 질주 후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2루에 안착했다. 모자가 벗겨질 만큼 혼신의 질주였다. 하지만 후속 타선이 침묵하며 득점은 실패했다.
샌프란시스코는 8회 윌머 플로레스의 좌월 홈런으로 6-6 동점을 만들었다. 이정후는 9회 말 1사에서 좌중간 잘 맞은 타구를 날렸지만, 상대 좌익수 윌 벤슨의 몸을 던진 호수비에 막혀 아웃됐다. 경기는 연장 10회말로 갔고, 여스트렘스키가 1사 3루에서 우측 펜스 뒤로 넘어가는 끝내기 홈런을 쳐 팀은 8-6으로 이겼다. 이 홈런은 오라클 파크의 ‘스플래시 히트’로 기록됐다.
이정후는 현재 타율 0.333, 4타점, 11득점, 3도루, OPS 0.908을 기록 중이다. 팀 내 타율과 출루율(0.375) 2위, OPS 3위로 맹활약하고 있다.
이정후는 2023년 팀과 계약기간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643억원)에 계약한 바 있다. 4년 후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돼 있다. 이정후가 원한다면 2027년 FA 시장에 나갈 수 있다. 벌써부터 에인절스가 마이크 트라웃에게 그랬던 것처럼 샌프란시스코가 2027시즌이 끝나기 전 이정후에 장기 연장계약을 제안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