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처음 있는 일… 제작비 300억 대작 출동에도 '초비상' 걸린 한국 영화계

2025-04-10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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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 있는 일

K-콘텐츠가 드라마와 음악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그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한국 영화는 되려 부진을 겪고 있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예고편 중 일부 / 롯데엔터테인먼트 유튜브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예고편 중 일부 / 롯데엔터테인먼트 유튜브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를 석권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이후 한국 영화가 꾸준한 주목을 받아왔지만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는 단 한 편의 초청작도 없는 ‘제로’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K-콘텐츠가 성장하는 와중에도, 한국 영화만은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78회 칸 국제영화제가 오는 5월 13일부터 24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가운데 10일(한국 시각) 공개된 공식 초청작 명단에서 한국 영화는 경쟁 부문은 물론, 비경쟁 부문에서도 단 한 편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2013년 이후 12년 만의 일이다.

올해를 대비해 다수의 국내 작품들이 출품됐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영화 '기생충' 공식 포스터 / CJ ENM
영화 '기생충' 공식 포스터 / CJ ENM

안효섭과 이민호 주연의 '전지적 독자 시점', 공효진과 이정은이 출연한 '경주기행' 등 기대작들이 있었지만 모두 고배를 마셨다. '부산행'과 '반도'로 두 차례 칸에 진출했던 연상호 감독의 신작 '얼굴'도 이번에는 문턱을 넘지 못했다.

업계가 가장 주목했던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와 나홍진 감독의 '호프'는 모두 후반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아 이번 영화제 출품 자체가 무산됐다.

대신 박 감독은 오는 8월 베니스국제영화를, 나 감독은 내년 칸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부진이 단순한 일회성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한국 영화의 침체를 우려해 왔다.

2019년 봉 감독의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2022년 박 감독과 송강호가 각각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았지만 이후 2023년부터 줄곧 경쟁 부문 진출에 실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봉 감독과 박 감독이라는 거장의 신작이 없으면 한국 영화는 세계 유수 영화제의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리기 어렵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칸의 문턱을 넘지 못한 올해, 한국 영화는 다시금 글로벌 시장 속 존재감을 입증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한편 비록 칸 영화제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올해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는 '전지적 독자 시점(전독시)'은 판타지, 액션, 재난 장르의 작품으로 동명의 웹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 ‘전독시’는 10년간 연재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멸망한 세계 속에서 오직 결말을 알고 있는 인물 ‘김독자’가 소설 속 주인공 ‘유중혁’과 손잡고 세상을 구해 나가는 대서사를 담아낸 작품이다. 김독자 역은 배우 안효섭이, 유중혁 역은 이민호가 맡아 캐스팅 소식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채수빈, 신승호, 나나 등 쟁쟁한 배우들이 합류해 더욱 풍성한 캐스팅 라인업을 완성했다. 압도적인 세계관과 스타 배우들의 조합이 만나 관객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화려한 액션신과 재난이라는 장르 영화 특성상 약 300억 원이라는 거액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2023년 12월 촬영을 시작해 지난해 5월 촬영을 모두 마쳤으며 올해 7월 개봉을 목표로 작업 중에 있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예고편 중 일부 / 롯데엔터테인먼트 유튜브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예고편 중 일부 / 롯데엔터테인먼트 유튜브
home 용현지 기자 gus88550@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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