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 분위기 심상찮다... 한덕수, 대선 출마 가능성

2025-04-10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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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통화하며 “출마 고민 중” 입장 밝혀... 국힘 “금주 안에 결단해달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미국 상호관세 조치 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급파한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조현동 주미국대한민국대사관 대사와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 총리실 제공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미국 상호관세 조치 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급파한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조현동 주미국대한민국대사관 대사와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 총리실 제공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국민의힘을 구원할 투수로 등판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 대행에게 대선에 출마할지 물었단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 대행 출마 여부가 초미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한 대행과 전화 통화를 나누며 "대선에 나갈 생각이 있나"라고 물었다. 한 대행은 "여러 요구와 상황 때문에 고민 중이다. 아직 결정한 건 없다"고 답했다.

해당 통화는 미국의 대중국 관세 인상과 글로벌 통상 위기 속에서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통화 내용은 국민의힘 내부 관계자를 통해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은 9일 "정상 간 통화는 외교 사안이라 내용을 공개하거나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 대행 출마 여부에 대해선 "한 대행은 국정운영에 전념 중이고 대선과 관련해 전혀 언급이 없다"고 했다.

통화 내용은 한 대행을 대선 후보로 밀자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국민의힘에서 나왔다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를 계기로 국민의힘이 '한덕수 대망론'을 띄우는 게 아니냔 말이 나온다. 미국발 관세 전쟁 등으로 대내외 경제사정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한 대행의 외교·경제 전문성을 강조하며 여론을 예의주시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내부 관계자는 한 대행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통상 문제에서 돌파구를 마련한 게 인상 깊었다고 뉴스1에 밝혔다.

국민의힘에선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등 이른바 '빅4'를 포함해 20명 가까운 인물이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이처럼 주자가 많지만 여러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맞설 뚜렷한 대항마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한 대행을 둘러싼 추대론이 국민의힘에서 힘을 얻고 있다. 9일 국민의힘 상임고문과 지도부 오찬에선 한 대행을 대선 후보로 내세우자는 의견이 분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 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한 대행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며 통상 외교에서 큰 역할을 했다. 그의 대응은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당내에선 한 대행이 보수와 진보 정권을 모두 경험한 관료 출신으로 안정감과 신뢰를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여론이 대체로 한 대행에게 우호적인 듯하다. 한 대행이 6월 대선까지 국정운영을 잘할 것으로 기대하는 국민이 절반을 넘는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그렇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는 7~10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서 한 대행이 6월 대선까지 국정운영을 잘할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 56%가 ‘잘할 것이다’, 37%가 ‘잘못할 것이다’라고 답했다고 10일 발표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혼란이 어느 정도 수습되는 과정에서 한 대행의 행보에 대해 국민 과반이 긍정 평가한 셈이다. 한 대행이 대선까지 국정운영을 잘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은 중도와 보수에서 각각 52%, 80%로 절반을 넘었다. 반면 진보에서는 부정 인식(59%)이 과반을 차지했다.

50년 공직자 경력의 한 대행은 외교와 경제 분야에서 잔뼈가 굵다. 노무현 정부에서 총리를, 이명박 정부에서 주미대사를 역임했다. 글로벌 통상 위기와 민생 경제 불안 속에서 그의 리더십이 빛을 발할 것이라고 국민의힘은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 대행 앞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현직 대통령 권한대행이란 특수한 위치가 정치적 제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책임론도 여전히 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계엄령 선포에 직접 관여하진 않았지만 윤 전 대통령 밑에서 총리로 근무한 까닭에 간접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일부 지적이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국정에 전념해야 하는 상황이라 다른 대선 주자들처럼 본격적인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은 점도 약점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출마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황우여 선거관리위원장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추대론이나 특례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며 "한 대행이 출마하려면 주중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이양수 사무총장도 비대위 후 기자들과 만나 "특례 조항은 검토한 적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경선이 끝난 뒤 당 후보가 단일화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하면 추진할 수 있지만, 그건 후보 몫이지 당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 대행이 처음부터 경선에 참여해 당내 단합과 본선 경쟁력을 키우는 게 낫다는 것이 지도부 입장으로 보인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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