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증상부터 심혈관·정신질환까지… 폐경기 여성에게 꼭 필요한 건강 관리법
2025-04-1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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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전신 위험신호.. 폐경기 여성에게 필요한 실질적 대처법

50대 초반 주부 이 모 씨는 최근 부쩍 수면이 얕아지고, 이유 없이 짜증이 늘었다. 밤에 식은땀을 흘리며 자주 깨고, 낮에는 이유 없는 불안감이 밀려왔다. 처음엔 단순한 스트레스라고 생각했지만 병원을 찾고 나서야 ‘갱년기 증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갱년기는 단순히 생리가 멈추는 ‘폐경’의 문제가 아니다. 여성 호르몬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전신에 다양한 증상이 발생하는 신체적 변화 과정이다. 대부분 45~55세 사이에 시작되며, 평균적으로 4~10년까지 지속된다.
갱년기의 대표적인 증상은 흔히 알려진 안면홍조와 야간 발한이다. 전체 여성의 60~80%가 겪으며, 호르몬 변화로 인해 체온 조절 중추가 민감해지면서 발생한다. 여기에 더해 불면증, 우울감, 집중력 저하, 피로감, 성욕 감소, 질 건조증, 관절통, 가슴 두근거림 등도 동반된다.
최근에는 갱년기 증상이 단순히 ‘불편함’에 그치지 않고, 신체 전반의 질환 위험 요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늘고 있다. 예컨대 폐경 이후 여성은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지며, 골다공증과 대사증후군, 비만, 당뇨병 위험도 증가한다.
또한 정신 건강 관리도 필수다. 갱년기 전후로 우울증, 불안장애, 집중력 저하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하버드 의대 여성건강센터는 “에스트로겐은 세로토닌과 도파민 수용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급격한 호르몬 변화는 감정 기복과 우울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이 시기를 어떻게 건강하게 넘길 수 있을까?
첫째, 생활습관 개선이 핵심이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은 심혈관계 건강과 골밀도 유지에 효과적이며, 스트레스 해소와 체중 관리에도 도움을 준다. 특히 요가, 필라테스, 걷기, 수영은 갱년기 여성에게 권장되는 대표 운동이다. 미국 북미폐경학회는 갱년기 여성에게 “주당 150분 이상 중강도 운동”을 권고하고 있다.
둘째, 균형 잡힌 식단이 중요하다. 칼슘과 비타민 D가 풍부한 식품은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을 주며, 식이섬유와 항산화 성분이 많은 채소, 과일, 통곡물은 체중과 대사 기능을 안정화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오메가-3가 풍부한 생선은 염증 완화와 기분 안정에 좋다.
셋째, 필요시 호르몬 대체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이는 전문의의 진단과 상담을 거쳐야 하며, 개인별 건강 상태와 가족력에 따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최근에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함유된 건강기능식품도 대안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임상적 근거가 부족하거나 부작용 가능성이 있는 제품도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의 후 섭취해야 한다.
넷째, 정신적 안정과 스트레스 관리도 놓쳐선 안 된다. 명상, 심호흡, 일기 쓰기, 정기적인 수면 습관 유지 등이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명상 앱, 마음챙김 콘텐츠 등 디지털 기반의 멘탈 케어 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갱년기는 단순히 ‘지나가는 시기’가 아니다. 신체적 변화가 정점에 이르는 이 시기야말로 삶의 질을 새롭게 디자인할 기회다. 증상이 있다면 부끄러워 말고 전문 진료를 받고, 건강 관리를 시작하자. 참고만 하다간 뒤늦은 후회로 돌아올 수 있다.
갱년기는 누구에게나 오는 변화지만,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은 완전히 달라진다. 단순히 ‘견디는 시기’가 아니라 스스로를 재정비하고, 장기 건강을 챙기는 새로운 시작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는 불편을 참고 넘길 것이 아니라, 내 몸을 다시 설계하는 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