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직에서 사퇴 안 하고 대통령 선거 출마한다
2025-04-0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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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직에 대한 책임감 저버릴 수 없다"
오 시장은 최근 여의도 국회 앞에 경선 준비를 위한 사무실을 따로 마련했다. 측근들도 나섰다. 그를 가까이에서 보좌해온 김병민 정무부시장, 이종현 민생소통특보, 박찬구 정무특보, 이지현 비전전략특보를 포함한 서울시 정무직 인사 10여 명이 사임서를 제출했거나 제출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시장직을 내려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 시장은 이날 청년취업사관학교 도봉캠퍼스 간담회 후 취재진과 만나 "경선이 마무리될 때까지 시장직을 유지하는 게 도리라고 판단했다"며 "당의 대표후보로 선정돼야 대선 본선에 진출하는 거고, 그런 점을 감안하면 시장직을 유지하면서 선거를 치르는 게 나를 뽑아준 서울시민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개인 휴가를 활용해 국민의힘 당내 경선을 치른다. 대선에 출마하는 현직 광역단체장은 선거일 30일 전 사퇴해야 하지만 당내 경선엔 신분을 유지한 채 참여할 수 있다. 오 시장은 2022년 7월 39대 서울시장 임기를 시작한 이후 개인 휴가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남은 휴가는 50여 일이다.
오 시장의 최측근 인사는 연합뉴스에 "가장 큰 광역시정에 대한 책임감이 크고, 마무리 단계에서 성과를 내야 할 사업들이 있는데, 시장이 사퇴하는 것과 직을 유지하는 건 큰 차이가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구와 서울을 많이 비교하는데, 정치적 지형이 다르기 때문에 더더욱 시장직 책임감을 저버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홍준표 대구시장은 일찌감치 출마를 공식화하고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11일 퇴임식을 갖고 14일 별도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오 시장 측 인사는 "서울시민과 시청 구성원들의 우려를 줄이고 안심시키려 출마 선언을 최대한 미뤘다"고 말했다.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로 시장직을 사퇴한 경험이 이번 결정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연합뉴스 신년 인터뷰에서 "시장으로서 책임감과 능력을 이제는 나라를 위해 써달라는 요구 사이에서 고민이 깊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오 시장이 휴가를 내는 약 한 달간 서울시정은 김태균 행정1부시장이 직무대리를 맡아 총괄한다.
만약 오 시장이 당내 경선에서 승리해 본선에 진출한다면 그때는 시장직을 내려놔야 한다. 이 경우 서울시는 행정1부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된다. 공직선거법상 잔여 임기가 보궐선거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권한대행 체제가 유지된다.
경선에서 탈락하면 오 시장은 시장직에 복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