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가요? 생일이 언제인지부터 확인해 보세요"
2025-04-0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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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계절이 내 몸매의 비밀?
당신의 대사 건강, 출생 계절이 좌우한다
어느 계절에 태어났는지가 몸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언제 임신돼 세상에 나왔는지가 몸의 체질과 지방 축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등장한 것이다.
특히 찬 계절에 임신돼 태어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체질량지수가 낮고 내장지방 축적이 적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도호쿠대학의 오네시로 다케시 교수 연구팀은 생후 3세부터 78세까지의 남녀 683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수정 시점을 추정하고, 당시 계절이 신체의 지방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특히 ‘갈색 지방 조직’에 주목했다. 갈색 지방은 열을 생성하는 기능성 지방으로, 일반적으로 저장만 하는 백색 지방과는 전혀 다른 성질을 지닌다. 에너지를 소모해 체온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며, 대사 건강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분석 결과는 흥미로웠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임신 시기의 계절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누었다. 그 결과, 10월 17일부터 이듬해 4월 15일 사이, 즉 기온이 낮은 계절에 임신된 사람들은 갈색 지방 조직의 활동성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4월 16일부터 10월 16일 사이, 따뜻한 시기에 임신된 사람들은 이와 비교해 갈색 지방의 활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추운 시기에 임신된 사람 중 78.2%가 고활성 갈색 지방 조직을 갖고 있었던 반면, 따뜻한 시기에 임신된 이들 중 같은 조건을 가진 비율은 66%에 그쳤다. 갈색 지방의 활성도가 높을수록 신체가 소비하는 에너지 양도 많아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체질량지수(BMI)는 낮고 내장지방도 적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단순히 유전이나 식습관, 운동 습관뿐 아니라 임신 당시의 기후 환경이 사람의 대사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날씨나 계절 변화와 같은 외부 요인이 생식세포 형성과 초기 태아 발달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이전까지 잘 조명되지 않았던 영역이다.
연구를 이끈 오네시로 교수는 “갈색 지방 조직의 활성도는 출생 이후 환경에도 영향을 받지만, 임신 시기의 계절이 초기 유전 발현에 결정적인 작용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규명이 필요한 단계다.
이번 연구는 과학 저널 네이처 메타볼리즘(Nature Metabolism)에 최근 게재됐다. 체질과 비만, 대사 질환에 관심 있는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계절성과 건강의 연관성에 대해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