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혼부부들에게 꿈의 여행지인데... BBQ도 난감해지게 됐다
2025-04-0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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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하마, 낙원의 섬인 줄 알았더니... 미국 “성폭행 등 강력범죄 위험”

‘낙원의 섬‘으로 불리는 바하마가 흔들리고 있다. 푸른 바다와 하얀 백사장으로 신혼 여행객들 사이에서 꿈의 여행지로 꼽히는 이곳에 대해 미국이 여행 주의보를 발령하며 그림 같은 풍경 뒤에 숨은 위험을 경고했다. 평화로운 휴양지의 이미지가 강렬했던 바하마는 이제 범죄와 자연의 위협으로 여행자들의 발걸음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달 말 바하마에 대해 ‘여행 주의보 2단계’를 발령했다. 이는 미국인들에게 바하마를 방문할 때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뜻이다. 국무부는 바하마 전역에서 무장 강도, 절도, 성폭행 같은 폭력 범죄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낙원처럼 보이는 섬나라에서 위험에 노출된 곳일 수 있다는 경고다.
바하마는 카리브해에 자리 잡은 섬나라다. 끝없이 펼쳐진 청록색 바다와 고운 모래 해변으로 유명하다. 수도 나소를 중심으로 약 700개의 섬과 2,400개의 작은 암초로 이뤄진 이곳은 매년 10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끌어들인다. 한국 신혼부부들에게도 허니문 로망으로 사랑받는 여행지로, 낭만적인 풍경과 따뜻한 날씨가 큰 매력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곳의 안전 문제가 대두되며 낙원의 이미지가 퇴색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보트 사업자들의 무책임한 운영도 문제로 지적했다. 위험한 날씨에도 관광객을 태우고 바다로 나가는 경우가 많고, 정부의 규제가 약해 장비 불량으로 사고와 부상이 빈번하다고 했다. 여기에 상어 공격까지 더해지며 바하마의 위험 요소가 점점 부각하고 있다. 국무부는 상어로 인한 심각한 부상과 사망 사례가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바하마에서는 강력 범죄가 잇따라 발생했다. 백사장 해변에서 성폭행 사건이 일어났고, 갱단에 의한 살인 사건과 휴가용 주택을 노린 강도 사건도 벌어졌다. 평온했던 섬의 분위기를 뒤흔드는 사건들이다. 지난 2월엔 비미니 만에서 수영하던 두 명의 미국 여성 관광객이 상어에게 공격당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중 한 명은 중상을 입었다. 지난해 12월에는 44세 여성이 뉴프로비던스 섬에서 패들보드를 타다 상어에 물려 목숨을 잃었다. 한 달 뒤인 1월에는 파라다이스 섬에서 한 소년이 상어에 다리를 물려 부상을 입었다. 일련의 사태는 바하마의 자연이 더는 온순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미국 국무부의 여행 경보는 총 4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사전 주의, 2단계는 강력한 주의, 3단계는 여행 자제, 4단계는 여행 금지다. 현재 바하마는 2단계에 해당하다. 여행객들이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신호다.
바하마는 최근 한국 브랜드와의 인연으로도 주목받았다. 한국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
회장 윤홍근)는 지난해 바하마 수도 나소에 BBQ 카마이클점을 오픈하며 한국 치킨 브랜드 최초로 이곳에 진출했다. 나소는 바하마 인구의 약 70%가 거주하는 중심 도시다. BBQ는 이곳 지역 주민뿐 아니라 바하마를 찾는 관광객을 타깃으로 삼아 문을 열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바하마에 ‘여행 주의보 2단계’를 발령하며 난감해지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