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은혁 신임 헌법재판관, 국회 선출 104일 만에 첫 출근…“우려 잘 알고 있어”

2025-04-0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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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은혁 신임 헌법재판관, 국회 선출 104일 만에 헌법재판소 첫 출근
“사회적 약자 목소리 귀기울이되 치우치지 않을 것”

마은혁 신임 헌법재판관이 국회 선출 후 104일 만인 4월 9일 헌법재판소에 첫 출근하며 헌법 수호 의지를 밝혔다. 이념 편향 논란 속에 취임한 마 재판관은 "오로지 헌법이 규정하는 가치들을 기준으로 헌법을 해석하겠다"며 공정한 직무 수행을 약속했다.

마은혁 헌법재판관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첫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마은혁 헌법재판관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첫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마 재판관은 이날 오전 8시 50분쯤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청사에 도착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헌법재판관으로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전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자신을 임명하면서 대통령 몫 후보자 지명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서는 "첫날이라 그렇게까지 말씀 올리기는 좀 그렇다"며 즉답을 피했다. 또한 9인 체제 완성을 차기 대통령이 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그 문제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저도 한번 숙고해보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오전 10시 본관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마 재판관은 자신을 둘러싼 이념 편향 논란에 대해 정면으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저의 헌법재판관 임명과 관련해 우리 사회에 우려하는 시선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전제하며, "오로지 우리 헌법이 규정하는 가치들인 국민주권주의, 자유민주주의, 법치주의, 사회국가원리 등 헌법의 기본만을 기준으로 삼아 헌법을 해석하겠다"고 강조했다.

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조한창(왼쪽부터), 정형식, 김형두, 마은혁 재판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이미선, 정정미, 김복형, 정계선 재판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스1
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조한창(왼쪽부터), 정형식, 김형두, 마은혁 재판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이미선, 정정미, 김복형, 정계선 재판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스1

이어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애정, 배려를 바탕으로 해 다수의 견해를 존중하되 맹종하지 않고,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되 치우치지 않겠다"며 균형감 있는 태도를 약속했다. 또한 "균형 있는 시각과 공정한 태도로 업무를 수행하겠다"며 "신속한 재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마 재판관은 현대 사회의 새로운 도전 과제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저출산과 고령화, 기후 위기, 젠더 문제 등 새로운 과제와 관련해서도 헌법에 따른 문제 해결의 기준이 도출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도 이어졌다. 마 재판관은 "최근의 국내외 정세는 헌법 질서의 수호와 국민의 기본권 보장과 관련해 우리에게 큰 도전과 과제를 제기하고 있다"면서 "대한국민이 보여주신 민주주의 수호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헌신을 바탕으로 헌법재판소는 민주주의에 대한 어떠한 도전도 능히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 세계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저력과 승복의 미덕을 갖춘 성숙한 시민의식에 감탄하고 있다"며 "임기 동안 국민이 피와 땀을 흘려 함께 지켜온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헌법의 기본 원리와 질서가 흔들리지 않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불철주야하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마 재판관은 지난해 12월 26일 조한창·정계선 재판관과 함께 국회 추천 재판관 후보자로 선출됐으나, '여야 합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임명이 거부돼 3개월 넘게 대기했다. 한 대행은 전날 마 재판관을 임명하면서 오는 18일 퇴임하는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후임 후보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마 재판관의 임기는 헌법이 보장한 6년으로, 2031년 4월 8일까지다. 그의 취임으로 현재 헌법재판소는 8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오는 18일 이후에는 2명의 재판관이 퇴임함에 따라 7인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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