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아들 사망, 아내는 식물인간…뒤늦게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
2025-04-0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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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지키는 남편의 눈물
모야모야병, 숨겨진 위험은?
한 부부의 사연이 오은영 박사를 울렸다.
지난 7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서는 건강을 잃은 젊은 부부의 이야기가 나왔다.
남편은 식물인간이 된 아내 곁을 지키며 홀로 아이들을 양육하고 있다. 경제적인 책임까지 모두 떠안은 상황이다.
그는 “명절에 부산에 내려갔을 때 처형에게서 아내가 아프다는 전화를 받았다. 병원에 도착했더니 아내는 뇌출혈로 쓰러진 상태였고, 현재 식물인간처럼 누워만 있다”고 설명했다.

남편은 “하루하루가 버겁다. 아내에게 너무 미안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부부에겐 자식을 잃은 아픔까지 있다. 어린 막내아들이 모야모야병으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아이를 잃고 아내도 같은 병을 앓고 있단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오 박사는 안타까운 부부의 사연이 같이 울면서 "이젠 가족을 위해 아내를 병원에 보내는 게 어떻겠냐"고 조심스레 제안했다.
◆모야모야병, 조기 발견이 핵심
모야모야병은 뇌로 가는 주요 혈관이 서서히 좁아지면서 뇌혈류가 감소하고, 그에 따라 가느다란 새로운 혈관들이 생기며 보상하는 희귀 뇌혈관 질환이다. 이 질환의 이름은 좁아진 혈관 주변에 생기는 실핏줄들이 안개처럼 보인다고 해서, 일본어로 ‘뿌연’이라는 뜻의 ‘모야모야’에서 유래했다.
모야모야병은 연령과 관계없이 발생하지만, 주로 10세 미만의 어린이와 30~40대 성인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국내에서도 매년 약 1,000명 이상이 진단받고 있으며, 유전적 요인이 관여된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 여성이 남성보다 약 1.8배 정도 더 많이 발병하는 경향이 있다.

증상은 연령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소아의 경우 갑작스러운 마비, 언어 장애, 두통, 실신, 경련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주로 허혈성 뇌졸중으로 증상이 시작된다. 반면 성인 환자에서는 뇌출혈로 인해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갑작스러운 말하기 어려움이나 한쪽 팔다리의 힘 빠짐 등은 뇌혈류 감소의 신호일 수 있다.
진단은 뇌 MRI와 MRA(뇌혈관 조영술)를 통해 이뤄지며, 혈관이 점차 좁아지고 새로운 가느다란 혈관이 생기는 특유의 소견이 확인되면 모야모야병으로 진단한다.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반복되는 뇌졸중으로 인해 영구적인 신경 손상이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의심되면 신경과나 신경외과 전문의를 찾아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까지 모야모야병의 완치 방법은 없으며, 치료는 주로 증상 악화를 막고 뇌혈류를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약물로는 뇌졸중 예방을 위한 항혈소판제 투여가 사용되며, 반복적인 뇌허혈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고려된다. 대표적인 수술법은 '혈관문합술'로, 두피나 근육에서 혈관을 떼어 뇌혈관과 연결해 새로운 혈류 통로를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모야모야병은 희귀 질환이지만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로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 뇌졸중 가족력이 있거나 원인 모를 신경학적 증상이 반복된다면 반드시 정밀 검진을 받아야 하며, 환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 대한 유전적 상담도 필요할 수 있다. 정기적인 추적 관찰과 생활 관리 역시 병의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