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만 마시면 배 꾸르륵…화장실 달려가는 이유 알려드립니다

2025-04-0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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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장내 미생물의 놀라운 비밀
커피, 건강한 장을 위한 특별한 음료

커피를 마시면 화장실에 자주 가게 되는 이유가 뭘까.

커피가 장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 기존에 알려진 각성 효과나 대사 촉진 외에도, 커피가 장내 미생물 균형을 개선하고 유익균 증식을 도와 전반적인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마이크로바이올로지(Nature Microbiology)」에 실린 연구에서는 커피 섭취와 장내 미생물의 상관관계를 대규모 인구 집단을 통해 분석했다. 이탈리아 트렌토대학교 연구진은 미국과 영국 성인 약 2만 2000명을 대상으로 식습관과 장내 미생물 분포를 조사했다.

그 결과 커피를 자주 섭취하는 사람의 장내에서는 ‘로소니박터 아사카로라이티쿠스’라는 유익균이 최대 8배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이 유익균은 항염 작용과 장내 점막 보호 기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장내 염증성 질환이나 과민성대장증후군(IBS) 환자에게서 이 균주의 농도가 낮다는 점에 착안하면, 커피 섭취가 장 건강에 있어 단순한 보조 요인을 넘어 실질적 치료적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커피가 이러한 효과를 가지는 데는 항산화 성분들의 역할이 크다. 커피에는 ‘클로로겐산(Chlorogenic acid)’과 ‘퀴닉산(Quinic acid)’ 같은 폴리페놀 계열의 항산화 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다. 클로로겐산은 체내에서 퀴닉산으로 전환되며, 이 성분이 장내 유익균의 생장을 촉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퀴닉산은 사과, 블루베리, 체리 등에도 들어 있지만, 커피는 일상에서 가장 쉽게 섭취할 수 있는 공급원이다.

특히 클로로겐산과 퀴닉산은 장 점막의 염증을 완화하고, 면역세포의 균형을 조절하는 데 기여함으로써 장내 항상성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커피 속 폴리페놀 성분은 장내에서 프리바이오틱스처럼 작용해, 유익균의 먹이가 되어 미생물 다양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이는 장벽을 튼튼하게 하고 외부 유해물질로부터 체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아이스 커피 / bibistudio-shutterstock.com
아이스 커피 / bibistudio-shutterstock.com

주목할 만한 점은 이 같은 유익균 증식 효과가 카페인 유무에 관계없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일반 커피뿐 아니라 디카페인 커피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관찰됐다. 이는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이 아닌, 항산화 및 식물성 화합물이 핵심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외에도 커피는 장의 연동운동을 자극해 배변을 돕는 효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아침에 커피를 마신 뒤 배변 활동이 원활해지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이는 커피가 대장을 직접 자극하거나 위대장반사를 촉진해 장 운동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커피가 건강에 이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지나치게 달거나 크림, 시럽이 많이 첨가된 커피는 오히려 혈당과 체중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하루 1~2잔의 블랙 커피 또는 우유를 소량 추가한 아메리카노 정도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권장한다. 위장 기능이 약한 사람은 공복에 진한 커피를 마시는 것은 피하고, 식후 또는 간식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울의대 가정의학과 한 교수는 “커피는 습관적인 섭취가 이뤄지는 음료인 만큼, 그 영향력이 장기적으로 누적될 수 있다”며 “하루 1~2잔의 적정 섭취는 장 건강뿐 아니라 면역력, 염증 조절, 정신적 활력에도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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