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일본·북한서 인기 폭발…한국인만 외면한다는 '이 채소' 정체
2025-04-0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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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도 귀한 반찬으로 대접받는 식재료
특유의 식감 때문에 한국인들 사이에서 호불호 갈리는 채소
아시아 각국에서 사랑받는 채소가 있다. 중국에선 일상적 식탁에 올라오고, 일본에선 다양한 요리로 각광받으며, 북한에서도 귀한 반찬으로 대접받는다. 하지만 유독 한국에서만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이 채소의 정체는 바로 '가지'다.
가지는 동아시아 전역에서 널리 재배되고 있지만,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채소"라는 평가를 받으며 많은 이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주로 식감과 맛에 대한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가지가 사랑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특유의 물컹거리는 식감이다. 조리 후 부드러워지는 가지 특유의 질감은 많은 한국인들에게 불쾌하게 느껴진다. 또한 가지는 기름을 쉽게 흡수하는 특성 때문에 종종 느끼하다고 여겨질 수 있다.
가지 자체의 맛이 강하지 않고 다소 밋밋하다는 점도 한국인들의 외면을 받는 이유 중 하나다. 강한 향신료나 양념을 즐기는 한국 음식 문화에서 가지는 뚜렷한 개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리 방식의 차이도 가지에 대한 인식 차이를 만든다. 한국에서는 주로 가지를 찌거나 볶는 방식으로 조리하는 경우가 많아 그 특유의 식감이 더 부각된다. 반면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튀김이나 구이 등 다양한 조리법을 통해 가지의 단점을 보완하고 맛을 극대화한다.

중국에서 가지는 일상적인 채소로, 다양한 조리법으로 즐긴다. 특히 '어향가지'나 '지삼선' 같은 요리는 매콤달콤한 소스와 함께 가지의 식감을 살려 인기를 끌고 있다. 운남 지역에서는 가지를 구워 마늘, 고추, 기름, 고수로 양념하거나, 으깨서 밥과 함께 먹는 방식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는 얇고 부드러운 일본 가지를 활용해 '덴가쿠'나 '마보나스', '야키나스' 등 다양한 요리를 만든다. 특히 구운 가지에 달콤한 된장 소스를 얹은 '나스 덴가쿠'는 일본 가정식의 대표적인 요리로 꼽힌다.
북한에서도 가지는 중요한 식재료로 활용된다. '고추장 가지찜'이나 '돼지고기를 곁들인 찜 가지', '가지 나물' 등 다양한 요리로 만들어 먹는다. 북한에서는 가지를 길게 갈라 내부에 고추장, 다진 마늘, 간장, 참기름 등으로 만든 양념을 채워 찌는 요리가 특히 인기다. 또한 여름철 풍부한 가지를 얇게 썰어 말린 후 겨울에 물에 불려 양념해 먹는 방식도 전통적으로 사용된다.

가지가 외국에서 사랑받는 이유는 맛뿐만 아니라 풍부한 영양소와 건강 효능 때문이기도 하다. 가지는 항산화 작용과 심혈관 건강 개선, 소화 촉진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
가지 껍질에 풍부한 안토시아닌과 페놀 화합물은 활성산소를 제거해 세포 손상과 노화를 방지한다. 특히 가지 껍질의 나수닌은 뇌 세포막의 지질 과산화를 억제하며, 다른 채소 대비 2~3배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가진다.
또한 가지에 함유된 식이섬유와 칼륨은 나트륨 배출을 촉진해 고혈압 예방에 도움을 주며, 안토시아닌은 혈관 손상을 막고 심장 질환 위험을 감소시킨다. 가지는 100g당 2.2g의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어 오이의 2배에 달하는 식이섬유 함량으로 변비 예방과 장 건강에도 효과적이다.
가지에 포함된 폴리페놀은 설탕 흡수 속도를 늦추고 인슐린 분비를 조절해 당뇨병 관리에도 좋으며, 솔라소딘 람노실 글리코사이드는 암세포 성장 억제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도 최근 가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해 그 맛을 살리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특히 외식사업가 백종원은 가지를 고기와 섞어 중화풍 요리를 만드는 등 새로운 방식으로 조리해 가지에 대한 호불호를 줄이려는 노력을 보였다. 그는 유튜브 채널에 가지 요리 레시피를 소개하며 "가지를 들자마자 영상을 끄시는 분들도 있을 거다. 그 정도로 가지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 않나. 그런데 가지를 잘만 활용하면 맛있는 음식이 된다. 우리나라가 요리에 가지 활용을 안 하는 나라 중에 하나다. 잘만 활용하면 식감이 아삭아삭하고 오독오독한 중간 식감이 된다. 저는 가지랑 고기를 중화풍 소스에 볶아 먹는 걸 좋아한다"고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가지의 효능을 극대화하려면 껍질째 조리하거나 생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다만 가지는 몸을 차게 하는 성질이 있어 어린이나 임산부는 과다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