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김연경 선수생활 마지막 경기... 과연 웃으면서 떠날 수 있을까
2025-04-08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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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 챔피언 결정전에만 진출하면 어김없이 우승했는데...
흥국생명과 정관장이 8일 오후 7시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맞붙는 2024-2025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은 단순한 우승 결정전을 넘어 김연경의 선수 인생 최종전을 앞둔 감동의 순간으로 다가온다.
이날 경기는 5전 3선승제로 치러지는 챔프전의 최종전이다. 흥국생명은 1, 2차전을 연달아 잡아내며 2연승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정관장이 3, 4차전에서 연속 5세트 접전을 승리로 이끌며 반격에 성공해 두 팀의 전적은 2승 2패로 팽팽해졌다. 서로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5차전 단판 승부로 V리그 여자부 최정상 팀이 가려진다. 정관장이 기세를 이어가며 13년 만의 우승과 함께 리버스 스윕의 역사를 쓸지, 흥국생명이 통산 5번째 우승으로 김연경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할지 배구 팬들의 심장은 이미 요동치고 있다.
이 경기가 특별한 이유는 단지 우승컵 때문만이 아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의 마지막 무대이기 때문이다. 20년간 한국과 해외 리그를 오가며 배구의 전설로 우뚝 선 김연경이 선수로서 팬들 앞에 서는 건 이날이 마지막이다. 그만큼 팬들의 관심도 폭발적이다. 티켓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약 6000장이 순식간에 매진됐다.
이번 챔프전은 1, 2차전이 열린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각각 5821명, 5943명의 관중을 모았고,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3, 4차전도 각각 3363명, 3405명을 모으며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최종 5차전까지 모든 경기가 매진되며 김연경 고별 무대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얼마나 큰지 보여줬다.
김연경은 이번 챔프전에서 여전히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4경기에서 99득점을 올리며 공격 성공률 47.64%를 기록해 팀의 중심으로 활약했다. 2차전 후 김연경은 “마지막 홈경기였길 바란다”고 말했지만 정관장의 반격으로 그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제 5차전은 김연경의 진짜 ‘라스트 댄스’가 된다. 김연경은 프로 데뷔 초창기인 2005-2006, 2006-2007, 2008-2009시즌 흥국생명에서 통합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한 시작을 알렸지만, 해외 리그 생활을 마치고 V리그로 돌아온 뒤로는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2020-2021시즌에는 이재영-이다영 학폭 논란으로 팀이 흔들리며 GS칼텍스에 우승을 내줬고, 이후 중국 상하이로 떠났다. 2022-2023시즌 복귀 후에는 한국도로공사에 충격적인 리버스 스윕(2승 후 3연패)을 당했고, 지난 시즌에는 현대건설에 0-3으로 완패했다. 마지막 우승을 목표로 현역 연장을 택한 김연경 앞에 이제 단 한 번의 기회만 남았다.
정관장은 만만찮은 상대다.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에도 ‘진통제 투혼’으로 버티며 3, 4차전에서 기적 같은 승리를 썼다. 특히 5세트 접전 끝에 연승을 거두며 기세를 완전히 가져왔다. 정관장은 13년 만에 챔프전에 올라 V리그 역사상 두 번째 리버스 스윕을 노리고 있다. 정관장은 2005, 2009-10, 2011-12시즌에 우승했다. 챔피언 결정전에만 진출하면 어김없이 정상에 오른 만큼 흥국생명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을 중심으로 팀을 재정비해 마지막 승부를 준비한다. 두 팀 모두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저마다 주인공이 되길 꿈꾼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은퇴를 우승 트로피로 장식하고 싶고, 정관장은 들러리가 아닌 챔피언으로 역사에 남고자 한다.
김연경은 “우승으로 끝내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라며 담담히 소감을 밝혔지만, 담담한 속에 숨긴 간절함은 누구보다 크다. 정관장이 기세를 몰아 역전 드라마를 완성할지, 김연경이 마지막 힘을 내 우승컵을 들어 올릴지 배구팬들의 모든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