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시청률 25%, 무려 2년 넘게 방영…전설의 한국 드라마, 드디어 넷플릭스에 풀린다
2025-04-08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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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 역사를 새로 쓴 국민 드라마의 귀환
1998년 3월부터 2000년 12월까지 방영된 전설적인 시트콤 SBS '순풍산부인과'가 넷플릭스를 통해 다시 대중과 만난다.

오는 13일 '순풍산부인과'는 넷플릭스에 정식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공개는 SBS와 넷플릭스 간 전략적 콘텐츠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과거 인기작을 포함한 SBS 주요 프로그램들이 순차적으로 넷플릭스에 제공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순풍산부인과'는 대한민국 시트콤 역사상 가장 성공한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힌다. 약 2년에 걸쳐 방영된 이 시트콤은 평균 시청률 20~25%를 기록했으며, 최고 시청률은 29.5%에 달했다. 이는 같은 시기 드라마들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수치로, 시트콤 장르로서는 이례적인 성과였다.
이 작품이 특히 주목받았던 이유 중 하나는 방영 시간대였다. 저녁9시대에 방송되면서도 타사의 메인 뉴스 프로그램들과 정면으로 경쟁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은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다. 이는 출연진들의 개성 넘치는 연기와 극 중 캐릭터들이 만들어낸 유쾌한 분위기, 당대 사회상을 반영한 기획력 덕분이었다.

주요 출연진으로는 오지명, 박영규, 박미선, 송혜교 등이 있었으며, 이들이 창조한 유행어는 방송을 넘어 일상에서도 유행처럼 번졌다. "뭐야 뭐야 뭐야~" "기리구나~" "이게 다~ 누구 덕이냐?" "살아있네!" "아이고~ 내 새끼!" 등은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며 이후 여러 방송과 광고에서도 반복적으로 패러디됐다. 이러한 유행어들은 단순한 웃음을 넘어 사회적 신드롬으로 확산되며 대중문화에 깊이 각인됐다.
시트콤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출연진들 광고 출연도 급증했다. 당시 '순풍산부인과' 출연진들이 출연한 광고는 30편이 넘었으며, 다수 광고에 단체로 등장하기도 했다. 이는 프로그램의 영향력이 얼마나 컸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였다.
'순풍산부인과'는 김병욱 PD의 대표작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이후 제작된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똑바로 살아라' 등도 큰 인기를 끌었지만, '순풍산부인과'만큼의 파급력을 재현하긴 어려웠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특히 '순풍산부인과'는 전통적인 2개 에피소드 방식에서 벗어나, 1개의 메인 에피소드 또는 미니 에피소드를 혼합한 방식으로 다양한 연출을 시도했다. 때로는 과거 출연한 인물을 다시 등장시켜 연속성을 부여하며 스토리의 깊이를 더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명의 조카 대열’ 에피소드다. 그는 극 초반부터 등장해 400회가 넘는 방영 기간 동안 간헐적으로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이 작품은 또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사회적·경제적으로 침체돼 있던 시기에 방영돼 국민들에게 웃음과 위안을 전하며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특히 박영규가 연기한 캐릭터는 당시 몰락한 가장의 모습을 희화화하며 웃음 뒤에 감동을 더했고, 이는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순풍산부인과'는 그야말로 하나의 사회적 신드롬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넷플릭스를 통해 다시 공개되는 이번 회차들은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쳐 보다 선명한 화질과 음향으로 시청자와 만나게 된다. 넷플릭스를 통해 처음 '순풍산부인과'를 접하는 세대에게는 한국 시트콤 원형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며, 이미 추억 속에 간직하고 있던 세대에게는 그 시절의 웃음과 감동을 다시금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