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함의 대가? 제로 음료 하루 2잔 마시면 '우울감' 커질 수 있다

2025-04-08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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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버드, 국립모건원 연구팀 제로 음료와 우울증 연관성 경고

식사 후 시원하고 톡 쏘는 맛 덕분에 습관처럼 찾게되는 제로 탄산음료 한잔. 하지만 이 제로음료 한잔이 어느 날부터 기분을 가라앉히는 원인이 된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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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까지 발표된 두 편의 연구는 ‘제로 칼로리’라는 이름에 숨겨진 건강 위험 신호를 경고하고 있다. 단맛은 그대로지만 설탕은 없는, 다이어트를 위해 많은 이들이 선택하는 제로 음료가 사실은 우울증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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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학교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공동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17년까지 12만 명 이상의 미국 중년 여성을 대상으로 식습관과 정신 건강의 상관관계를 추적했다. 그 결과, 하루 9회 이상 초가공 식품을 섭취한 여성은 하루 4회 이하 섭취한 여성보다 우울증 위험이 49% 더 높게 나타났다. 초가공 식품에는 냉동식품, 시리얼, 인스턴트 스낵은 물론 인공 감미료가 포함된 제로 음료도 포함돼 있다. 특히 인공 감미료가 첨가된 음료와 디저트를 자주 섭취하는 경우, 그 경향은 더욱 뚜렷했다.

여기서 말하는 인공 감미료란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사카린 등의 성분으로, 설탕보다 수백 배 강한 단맛을 내면서도 칼로리는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체중 감량이나 혈당 조절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지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들 인공 감미료가 장내 미생물 균형을 흐트러뜨리거나, 뇌에서 기분을 조절하는 세로토닌 등의 신경 전달 물질에 간섭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계속 제기돼 왔다.

이와 관련해 2024년 4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에 실린 또 다른 연구는 이 우려를 더 뚜렷하게 뒷받침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팀이 2007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성인 31,000여 명의 식습관과 우울증 진단 여부를 분석한 결과, 인공 감미료를 함유한 식품을 자주 섭취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우울증 진단 비율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특히 매일 인공 감미료 음료를 섭취한 사람들의 경우, 우울증 진단 비율이 전체 평균보다 최대 26% 이상 높았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두 연구 모두 인공 감미료와 우울증 사이의 ‘인과관계’를 단정하진 않았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연관성은 무시하기 어렵다. 관찰 연구이기에 단정은 어렵지만, 정서적 민감성이 높은 사람일수록 인공 감미료에 반응할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감미료가 기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는 동물 실험에서도 일부 확인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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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음료는 칼로리를 낮추는 데는 확실한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곧 건강 전반에 이롭다는 뜻은 아니다. 제로 음료가 단순히 설탕이 빠진 음료가 아니라, 인공 감미료라는 새로운 화학 성분으로 채워진 음료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공 감미료는 소장에서 거의 흡수되지 않고 장까지 도달해 장내 미생물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신체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미묘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경고다.

home 노정영 기자 njy2228@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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