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헌법재판관 전격 지명 파장... 민주당 "미친 것 아니냐"
2025-04-0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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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비상계엄 다음날 안가 회동 참석자 이완규를 지명하다니..."
국민의힘 "마은혁 임명은 잘못... 이완규·함상훈 지명은 높게 평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고, 곧 임기가 만료되는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 후임으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명한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다. 민주당은 위헌 논란과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마은혁 임명엔 비판을, 후임 지명엔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한 대행은 8일 열흘 뒤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아울러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 임명했다. 또 대법원장 제청과 국회 동의 과정을 모두 마친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를 대법관으로 임명했다.
민주당은 한 대행의 결정에 격렬히 반발했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한 권한대행의 헌법을 무시하는 행태가 개탄스럽다"며 "스스로 탄핵을 유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같은 회의에서 "대통령 추천 헌법재판관 지명은 위헌적 행태로 묵과할 수 없다"라며 "지금까지 '내란대행' 행태를 보여왔던 것에서 더 나아가 내란 대행을 확실하게 인정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좌시할 수 없는 문제로 엄중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은 최소한의 현상 유지 정도라는 게 헌법학자들의 동일한 의견"이라며 "가장 중요한 헌법 기관인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으로, 대행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부대표는 "한 대행의 지명 자체가 위헌이다. 한 대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위헌만 행사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이완규 법제처장에 대해 "12·3 내란 직후 '안가회동'에 참석하는 등 내란에 아주 직접적 공범일 가능성이 크다고 국민이 의심하는 인물"이라며 "그런 사람을 지명한 자체가 내란의 불씨가 아직 꺼지지 않았음을 명확히 입증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한겨레 인터넷판 보도에 따르면 일부 민주당 의원 사이에선 "미친 것 아니냐" "이게 말이 되느냐"는 격앙된 반응도 나왔다.
국민의힘은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해 "여야 합의가 없이 마 후보자를 임명한 것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마 후보자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할 의지가 전혀 없는 인물"이라며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신봉하는 좌편향적인 판사"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후임으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명한 것에 대해선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는지는 논란 여지가 있다"면서도 "지난번 최상목 권한대행이 논란 여지가 있는 국회 몫 후보자 두 명(정계선·조한창)을 임명했기 때문에 논란은 일단락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완규 법제처장에 대해선 "이 처장은 '미스터 법질서', '미스터 클린'이다"며 "법리에 밝고 헌법 이념에 충실할 뿐 아니라 직무에 충실한 분으로 헌법재판관으로 손색이 없을 뿐 아니라 마은혁과 비교했을 때 천양지차"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자신들 후보만 임명하려고 하지 말고 권한대행이 지명한 두 명에 관해서도 빠른 시간 내에 인사청문회를 열어서 국회 의견을 내야 한다"고 촉구하며 "이 부분에 관해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모든 헌법기관을 민주당이 원하는 대로 구성하고 끌고 가겠다는 당리당략"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