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 정치인 패러디?…개봉 8일 전 예매관객 1만 돌파한 한국 '청불' 영화
2025-04-0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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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8일 남았는데 벌써 예매관객 1만 돌파한 한국 '청불' 영화
개봉을 8일 앞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한국 영화가 실시간 예매율 5위에 오르며 심상치 않은 출발을 알렸다.

8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날 영화 '야당'은 예매 관객수 1만 1594명, 예매율 8.4%로 실시간 예매율 5위에 올랐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인 '야당'은 오는 16일 국내 개봉한다.
영화 '야당'은 대한민국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갖고 엮이며 펼쳐지는 범죄 액션 영화다. 영화 제목인 '야당'은 마약 범죄에서 사용되는 은어로, 수사 기관에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원 역할을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황병국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주연으로는 강하늘과 유해진, 박해준 등 탄탄한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황 감독은 '부당거래', '베테랑', '아수라', '서울의 봄' 등에 배우로도 출연한 바 있다. 한동안 배우 활동에만 집중했던 황 감독은 '야당'으로 무려 14년 만에 연출에 복귀했다.
특히 강하늘은 '야당'으로 최근 개봉했으나 씁쓸함을 안긴 주연작 '스트리밍'의 굴욕을 만회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강하늘이 주연으로 출연한 '스트리밍'은 지난달 21일 개봉해 첫날 3만 370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찍었으나 3일 만에 관객 평점 6점대, 박스오피스 4위로 추락했다. 영화를 본 관람객들은 "1점 주려고 했는데 강하늘, 하서윤 열연 때문에 2점으로... 올해 아직 한참 남았는데 극장에서 본 최악의 영화... 여기서 더 욕하면 댓글 삭제될까 봐 이 악물고 참음", "강하늘 아니면 안 봤을 듯", "무엇 하나 뚜렷한 것 없이 애매한", "쓸데없이 자극적이고 알맹이가 없다" 등 혹평을 남기기도 했다.


'야당'은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수감된 '이강수'(강하늘)가 검사 구관희(유해진)로부터 감형을 조건으로 야당을 제안받은 뒤 관희의 야당이 돼 마약 수사판을 뒤흔드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에서 출세에 대한 야심이 가득한 관희는 강수 덕분에 굵직한 실적을 올리며 승진을 거듭하는 한편, 마약수사대 형사 '오상재'(박해준)는 수사 과정에서 강수의 야당질로 번번이 허탕을 치면서 강수와 관희의 관계를 파고들기 시작한다.
영화는 '야당'이라는 제목 때문에 정치 소재 작품으로 오해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황 감독은 지난 7일 오후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야당'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정치 영화는 아니다. '야당'은 처음 기획할 때부터 마약 브로커를 뜻하는 '야당'이라는 소재로 시작해서 제목을 '야당'으로 지었다"라고 웃으며 부인했다.
이어 특정 장면이 실존 인물인 검사 출신 정치인을 떠올리게 한다는 의견에 관해 "야당이라는 인물들이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 선 인물이라 영화 소재로 재미있을 것 같아서 시작하게 됐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면서 마약에 대한 자료 조사도 많이 했지만 검찰에 대한 조사도 많이 했다. 관련된 사람들도 많이 만났다. 그 장면은 여러 조사를 통해 영화적으로 녹이려고 한 거다. 잘 (표현)됐는지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주연을 맡은 강하늘은 "너무 약해 보이면 비호감으로 관객들이 따라오기 힘들 것 같았다. 그렇다고 그의 일을 정당화해서 선하게 보이고 싶지도 않았기에 중간에서 줄타기를 하며 감독님과 많이 상의했다. 캐릭터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관객들이 궁금해하면서 쫓아갔으면 좋겠다는 욕심으로 연기했다"라고 자신이 맡은 역할을 설명했다.
그간 작품에서 친근한 이미지를 자주 맡아 온 유해진은 "야망이 있는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이 많았다. 극 전체로 봤을 때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여러 색깔을 갖고 있어서 저는 오히려 색을 죽이면서 내면의 야망을 어떻게 표현할지 생각했다. 내면의 욕망을 외적으로 너무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또 최근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금명이(아이유) 아빠 역할인 '양관식'을 연기한 박해준은 "영화 '야당'도 사실 굉장히 '이런 작품 만날 수 있을까. 이렇게 재밌고 통쾌한 작품 만날 수 있을까' 기대하는 면도 있다. 형사 역 하면서 감독님하고 매번 상의를 많이 하면서 작업에 임했는데 재밌는 작품이 나온 것 같아서 기쁘다"라고 했다.
특히 그는 '폭싹 속았수다'에 이어 '야당'에서도 딸을 가진 아버지를 연기한 것과 관련해 '국민 아버지' 타이틀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 웃음을 안겼다. 그는 "솔직히 너무 '폭싹 속았수다' 좋아해 주셔서 이번 홍보 때 패딩을 입고 이 자리에 서볼까 생각도 해봤다. 패딩에 가방 메고 '이렇게 된 김에 '야당'의 어떤 흥행을 위해서라도 한 번 해볼까'라는 생각을 잠깐 했는데 이렇게 멋있게 입고 온 거 잘한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우연히 보다 보니 이 작품도 가족의 가장으로서의 형사로 나오게 됐다. 이 작품 나름대로 다른 의미도 있다. 보고 나니까 이렇게 된 김에 또 국민 아버지, 최불암 선배님 뛰어넘는, 그런 국민 아버지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쁜 역할도 아니고"라며 "관심 가져줘서 감사하고 '야당'도 많이 사랑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어떻게 봤는지 궁금하다. 빨리 개봉해서 관객 만나고 싶다"라고 털어놨다.

'야당' 측은 개봉을 앞두고 작품을 완성하는 데 도움을 준 자문위원 코멘트 영상을 공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영상에는 하나 변호사와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전 마약수사대 김형섭 반장이 등장했다.
김형섭 반장은 '야당'의 생존 방식에 관해 "수사 협조 확인서를 받아 검찰이나 법원에 넣어 1/2 감형을 받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조항"을 이용해 이득을 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국에 '야당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마약 사범은 한 4명 정도"라며 '야당'의 실존 여부에 관해 밝혔다.
하나 변호사는 실제로 마약 밀매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서는 내부 조직의 정보를 쥐고 있는 '야당'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하면서도 "(야당으로 인해) 수사 인력이 낭비되거나 혼선을 주는 허위 정보로 방해가 되는 등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라며 마약 수사의 현실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법률상 문제가 없는지부터 마약 범죄 수사에서의 실무를 (영화에) 현실적으로 담아내려고 많이 노력했다"라며 현실감 넘치는 작품이라는 점을 강조해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이날 실시간 예매율은 1위 '승부', 2위 '극장판 진격의 거인 완결편 더 라스트 어택', 3위 '아마추어', 4위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5위 '야당', 6위 '로비', 7위 '드라이브 인 타이페이', 8위 '베러맨', 9위 '미스터 로봇', 10위 '기동전사 건담 지쿠악스 비기닝'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