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충격패 뒤 6-0 대파...한국 축구계 뒤흔들 '대반전' 소식 전해졌다
2025-04-08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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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U-17 축구대표팀 1차전 인도네시아에 충격패 후 '6-0 대승'
11일 예멘과 조별리그 마지막 맞대결, 무승부만 거둬도 8강 진출 확정
23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을 노리는 한국 남자 U-17 축구대표팀이 충격의 패배를 딛고, 단 한 경기 만에 완벽한 반전에 성공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진출의 운명을 쥔 이번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약체 아프가니스탄을 상대로 6골을 퍼부으며 단숨에 8강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백기태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7 대표팀은 8일 오전(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킹 압둘라 스포츠시티 홀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김은성(대동세무고)의 멀티골을 포함해 6-0 대승을 거뒀다. 전반에만 3골, 후반에 추가 3골을 몰아치며 공수에서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1승 1패(승점 3·골득실 +5)를 기록, 같은 조의 예멘(1승 1패·승점 3·골득실 -1)을 골득실에서 앞서며 조 2위로 도약했다. 선두 인도네시아(2승·승점 6)는 1-4로 예멘을 대파하며 조 1위를 확정했고, 2연패를 당한 아프가니스탄(승점0)은 조 최하위로 밀려났다.
특히 이번 대승은 불과 사흘 전 당한 충격적인 패배의 그림자를 걷어낸 값진 결과다. 앞서 한국은 지난 5일 제다 프린스 압둘라 알파이살 스타디움에서 열린 C조 1차전에서 인도네시아에 0-1로 패하며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겼다. 인도네시아에 사상 첫 패배이자, AFC U-17 아시안컵 사상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그들에게 무릎을 꿇은 순간이었다. 이에 FIFA U-17 월드컵 본선 진출에도 적신호가 켜졌지만, 아프가니스탄전 대승으로 상황을 극적으로 반전시키며 다시 흐름을 되살렸다.
이번 대회는 4개 팀씩 4개 조로 나뉘어 치러지며, 각 조 1·2위가 8강에 진출한다. 특히 이번 AFC 대회는 FIFA U-17 월드컵 예선을 겸하며, 월드컵 출전국 수가 기존 24개에서 48개로 확대됨에 따라 아시아에 총 9장의 출전권이 배정됐다. 개최국 카타르를 제외한 8장의 티켓은 이번 대회 8강 진출팀에 자동 부여된다.
따라서 한국은 오는 11일 예정된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예멘과 비기기만 해도 골득실에서 앞서 8강 진출이 확정된다. 다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조 1위는 확보할 수 없어, 인도네시아가 조 1위로 8강행을 확정한 상황이다.
지난 경기에서 골 결정력 부족으로 고전했던 한국은 아프가니스탄전에서 초반부터 적극적인 전방 압박과 날카로운 세트피스 운용으로 상대 수비를 흔들며 경기의 주도권을 쥐었다. 특히 전반 3분 만에 터진 선제골은 흐름을 일찍 가져오는 결정적 장면이었다.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문전 혼전 끝에 흐른 볼을 정희정(보물섬남해스포츠클럽)이 곧바로 오른발로 밀어 넣으며, 한국의 ‘다득점 예고탄’을 쏘아올렸다.
이후에도 한국은 끊임없는 측면 돌파와 중원 압박으로 상대 수비 라인을 뒤흔들었다. 전반 9분, 빠른 역습 과정에서 정희정이 페널티 지역 오른쪽으로 돌파하는 순간 상대 골키퍼의 손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킥은 김예건(영생고)이 침착하게 마무리해 추가골을 만들며 이른 시점부터 점수 차를 벌렸다.
흐름을 완전히 장악한 한국은 전반 17분 또다시 득점포를 가동했다. 김은성(대동세무고)이 페널티 박스 우측 깊숙한 지점에서 날린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이 골문 왼쪽 하단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며 한국은 전반에만 3-0이라는 여유 있는 리드를 확보했다. 김은성의 이 골은 완성도 높은 개인기와 공간 인지력을 동시에 보여준 장면이었다.
후반전에도 한국의 파상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후반 6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임예찬(대건고)이 올린 크로스를 오하람(광양제철고)이 골 지역 왼쪽에서 정확한 위치선정으로 기다렸다가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 네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이 장면은 전형적인 ‘하프 스페이스 침투’와 완벽한 타이밍의 크로스, 마무리의 삼박자가 조화를 이룬 교과서적인 득점 장면이었다.
경기 막판까지도 한국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후반 21분에는 박병찬(충남기계공고)이 날카로운 헤더로 골망을 갈랐고, 25분에는 다시 '선제 결승골' 주인공 김은성이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환상적인 오른발 슛으로 멀티골을 완성했다. 특히 김은성의 두 번째 골은 간결한 터치와 침착한 슈팅으로 골 결정력 회복을 입증하며 대승의 마침표를 찍는 장면이 됐다.

대승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백기태호는 오는 11일 같은 장소에서 예멘과 운명의 최종전을 치른다. 본선 진출이 달린 중요한 경기인 만큼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한편, 같은 날 열린 B조 경기에서는 일본이 후반 추가시간에 베트남에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며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일본은 1승 1무(승점 4)를 기록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