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여왕' '사랑의불시착' 다 아니었다…해외서 인기 '1위' 휩쓴 한국드라마
2025-04-0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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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콘텐츠, 문화를 넘어 글로벌 경제의 힘
전 세계적으로 한류 콘텐츠 영향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가장 선호하는 한국 드라마 1위에 오른 작품은 해외서 인기 많다고 소문난 작품인 '눈물의 여왕'도, '사랑의 불시착'도 다 아니었다.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한국 드라마는 바로 '오징어 게임'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7일 공동 발표한 '2025년 해외 한류 실태조사(2024년 기준)'에 따르면 응답자의 9.7%가 '오징어 게임'을 가장 선호하는 한국 드라마로 꼽았다. 공개된지 몇 년이 흘렀지만 쟁쟁한 작품들을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한 '오징어 게임'이다.
이 조사는 지난해 11월 29일부터 12월 27일까지 26개국 2만 64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조사 지역에는 중국, 일본, 미국, 인도네시아, 인도, 프랑스,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문화권이 모두 포함됐다. 특히 올해는 필리핀과 홍콩이 새롭게 조사 대상에 추가되고, 표본 수 또한 확대돼 조사 신뢰도가 높아졌다.
조사 진행 시점 당시 '오징어 게임'은 시즌2 공개를 앞두고 전년 대비 선호도가 0.7%포인트 상승했다. 2021년 공개 직후 전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이 작품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가장 강력한 글로벌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작비만 253억 원에 달했던 이 초대형 프로젝트는 단순한 흥행을 넘어, 한국 드라마 정체성을 세계 시장에 각인시킨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2위는 지난해 화제를 모은 드라마 '눈물의 여왕'(6.5%)이 차지했으며, '사랑의 불시착'(2.2%)은 여전히 식지 않은 인기를 바탕으로 3위에 올랐다. 이어 '여신강림'(2.1%), '선재 업고 튀어'(1.8%) 등이 상위권을 기록하며 신작과 구작이 공존하는 흥미로운 분포를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드라마 외에도 한국 문화콘텐츠 전반에 대한 인지도와 소비 경향도 함께 분석됐다. 응답자 70.3%가 한국 콘텐츠에 대해 '마음에 든다'고 답했으며, 68.2%는 주변에 추천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드라마 분야는 예능, 게임, 뷰티와 함께 가장 추천 의향이 높은 분야(75.4%)로 분류됐다.
흥미로운 점은 전 세계 소비자들이 한류 콘텐츠를 즐기며 한국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구매 의향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응답자의 58.9%가 한국산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이 중 22.1%는 "영화나 방송에 등장했기 때문"이라고 응답해 콘텐츠가 실질적인 소비 행동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류 콘텐츠에 대한 월평균 소비 시간은 14시간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드라마는 평균 17.5시간으로 가장 길었다. 필리핀(24시간), 태국(20.1시간), 아랍에미리트(19.2시간) 등 일부 국가에서는 1인당 월 소비 시간이 20시간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국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연상되는 이미지로는 케이팝(17.8%)이 1위를 차지했고, 뒤를 이어 한식(11.8%), 드라마(8.7%), 뷰티(6.4%), 영화(5.6%) 순이었다. 한국어는 올해 처음 조사 항목에 포함됐음에도 불구하고 75.4%의 높은 호감도를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한류 콘텐츠의 영향력은 문화 전반을 넘어서 경제적 효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오징어 게임'처럼 대형 글로벌 히트작이 지속적으로 등장하면서, 한국 콘텐츠에 대한 신뢰와 소비가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 기존에 '한류'라 하면 K-POP이나 드라마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게임, 뷰티, 음식, 한국어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는 양상이다.
조사 결과는 한류 콘텐츠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문화적 자산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그 영향력이 전 세계적으로 정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오징어 게임'처럼 콘텐츠 자체의 힘으로 장기적인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사례는, 향후 한국 드라마가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어떻게 자리 잡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