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3명 즉사... 샤오미 전기차 자율주행 불안감 확산

2025-04-07 16:24

add remove print link

'고속도로 자율주행 모드' 켜두고 운전하다 탈출도 못하고 참사

지난달 중국 안후이성의 한 고속도로에서 샤오미 SU7 전기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화재가 발생해 탑승자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매체 제일재경(第一财经) 등에 따르면 사고 차량에 타고 있던 여대생 3명은 화염에 휩싸인 차량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샤오미 측은 사고 당시 차량이 고속도로 자율주행 모드(NOA: Navigate on Autopilot)를 작동 중이었다고 밝혔다.

언론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44분쯤 안후이성 더상고속도로에서 일어났다. 차량은 시속 116km로 주행 중이었다. 충돌 직전 마지막 속도는 시속 97km로 확인됐다. 샤오미는 사고 구간이 공사로 인해 일부 폐쇄돼 반대 차선을 이용하던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차량이 위험을 감지하고 경고를 내보낸 뒤 감속했으며, 운전자가 수동 모드로 전환해 속도를 줄였으나 결국 가드레일의 콘크리트 구조물과 부딪쳤다. 충돌 후 차량에 불이 붙으면서 차가 전소됐다. 탑승자들은 탈출하지 못했다.

사고 차량 / AI蓝媒汇
사고 차량 / AI蓝媒汇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사고와 관련한 성명에서 “지난달 29일 발생한 사고로 마음이 매우 무겁다”며 “샤오미를 대표해 피해자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팀은 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지난달 30일 현장으로 출동했고, 지난달 31일 경찰에 협조해 차량 데이터를 회수해 제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고가 아직 조사 중이라 차량에 접근하지 못해 추가 질문에 답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 매체는 이번 사고가 샤오미 전기차 SU7의 안전성과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신뢰에 큰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고 후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차량이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불타는 영상이 빠르게 퍼졌다. 영상에서 차량은 충돌 직후 큰 불길에 휩싸였다. 소방대원이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전소된 상태였다.

탑승자 가족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웨이보에 “차량이 가드레일에 충돌한 뒤 문이 잠겼고, 배터리에 불이 붙어 세 사람이 불에 탔다”고 주장했다. 중국 매체는 이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사고 후 차량 문이 열리지 않았다는 의혹이 자율주행 기술과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논란을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샤오미는 “화재는 충돌로 인해 차량 시스템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 결과로 추정된다”며 “아직 사고 차량에 접근하지 못해 심층 분석은 어렵다”고 해명했다. 문이 열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사고 당시 상황을 분석할 수 없어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했다. 중국 매체는 이번 사고가 샤오미뿐 아니라 중국 전기차 업계 전반에 걸쳐 자율주행 기술의 한계와 안전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SU7은 샤오미가 2021년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뒤 약 3년 만에 지난해 3월 출시한 첫 모델이다. 포르쉐 타이칸을 닮은 디자인과 샤오미의 스마트 생태계를 연동한 점이 특징이다. 배터리는 중국 비야디(BYD)와 닝더스다이(CATL)에서 공급받는다. 출시 후 SU7은 합리적인 가격과 고성능으로 주목받았고, 판매량도 빠르게 늘었다. 샤오미는 올해 판매 목표를 기존 30만 대에서 35만 대로 상향 조정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샤오미 주가는 장중 5% 이상 하락했다. 중국 매체는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투자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불안감이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중국 내에서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기대가 높은 가운데 이번 사고는 샤오미의 기술 신뢰도에 찬물을 끼얹었다. 샤오미는 자율주행 기능이 완전한 자율주행이 아닌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라고 강조해 왔지만, 사고 당시 경고가 울린 뒤 불과 몇 초 만에 충돌이 일어난 점이 논란이 됐다. 중국 매체는 전문가 의견을 인용해 “자율주행 보조 기능이 위험 상황에서 운전자에게 충분한 반응 시간을 주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배터리 화재로 차량이 빠르게 전소된 점도 전기차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이번 사고는 샤오미의 전기차 사업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SU7은 여러 품질 논란과 사고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스마트 주차 기능 오류로 70여 대가 후방 충돌 사고를 일으켰고, 이번 사고로 자율주행과 배터리 안전성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샤오미가 피해자 가족과 사회적 요구에 성실히 대응하지 않으면 브랜드 신뢰도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중국 매체는 경고한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