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한길 "마음에 안 들지만 헌법재판소 판결에 승복"

2025-04-07 12:05

add remove print link

"유혈사태 운운해선 절대 안 돼"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 / 뉴스1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 /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반대 운동을 벌여왔던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마음에 안 들어도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존중한다고 7일자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2030 세대에게 함부로 유혈 사태 운운해선 안 된다. 그런 짓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면서 “지금은 헌법 테두리 안에서 보수 가치를 지켜나가는 저항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다니까 곧바로 ‘내란 선동’이라면서 사방에서 공격을 해댔다. 좌파 진영에선 중도층으로부터 전한길을 분리하기 위해서 ‘극우 세력’, 또 내 말의 신뢰성을 깎아내리기 위해서 ‘음모론자’라고 했다. 특별 출연했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촬영분이 통으로 편집당하기도 했다. 누군가는 저더러 ‘폭싹 망했수다’라더라. 한 해 세금만 27억5000만원 납부하던 전한길의 드라마가 지금은 비극처럼 보일 것이다”라면서 “그럴 줄 알고도 나선 길이다. 처음부터 내가 뭘 얻으려고 그런 것이 아니다. 다른 건 몰라도 전한길의 진정성 하나만큼은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헌재 결정에 승복한 이유에 대해 전 씨는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 우리가 추구해 온 법치주의 아닌가. 그래서 저와 뜻을 같이했던 분들에게 승복해 주시기를 간절히 말씀드렸다. 어떤 사람들은 2030 세대에게 너무 쉽게 ‘유혈 사태’ 얘기를 한다. 그들에게 희생을 요구해선 안 된다. 그런 짓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라면서 “당장 다가올 대선을 막을 수 없지 않은가. 민주주의 범위 내에서, 헌법 가치 안에서 저항해야 한다. 대선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이기고 개헌하는 것이 진정한 승리 아니겠나. 윤 전 대통령도 그걸 바랄 것이다. 어차피 저는 목숨을 걸고 나왔다. 지금의 싸움에서는 졌지만 다가올 전쟁에서 이기면 된다”고 말했다.

헌재 결정을 두고 국민 여론이 갈렸다는 질문에는 “일부 탄핵 찬성 진영에서 탄핵에 반대한 사람들을 조롱한다. 우리는 다 같은 국민이다. 가정에서 남편이 아내를 이겼다고 바깥에 나가서 자랑하는 꼴이나 다름없다. 부부끼리 이기고 지고가 어디 있나. 지금은 대한민국이라는 ‘우리 집’ 앞에 강도가 들어온 상황이다. 미국이 관세 전쟁을 벌이고, 중국에선 서해에 인공 구조물까지 설치했다. 우리끼리 싸워서는 안 된다. 만약 탄핵안이 기각됐더라도 나는 똑같이 이런 말을 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조기 대선에 대해 전 씨는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한 사람이 입법부·사법부·행정부까지 사실상 장악하게 된다. 또 (민주당의) 윤 대통령 탄핵 사유에 ‘북한·중국·러시아를 적대시했다’는 내용이 들어간 적이 있지 않았나. 그런 점에서 대한민국이 ‘제2의 홍콩’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 나중에 국민들이 노란 우산을 들고 거리에 나서봤자 그때는 이미 늦는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 시대’라는 말이 나온다는 말에 대해 전 씨는 “그런 말은 너무 오만하다. 국민들은 아직 투표도 하지 않았다. 이 대표가 1위라는 여론조사도 있지만, 반대로 ‘그 사람은 안 된다’는 목소리도 많은 것 아닌가. 이 대표는 말이 자꾸 바뀌고 그에 따른 책임도 지지 않았다. 많은 국민이 그런 모습을 지켜봤다. 저는 ‘국민들에게 25만원씩 주자’는 이 대표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교육자의 눈으로 봐도 마찬가지다. 이 대표는 지금도 재판 5개를 받고 있지 않나”고 지적했다.

보수 진영의 대선 후보군이 분산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선거는 현실이다. 많은 후보를 바탕으로 경선이 흥행돼야 하고, 그 뒤에는 ‘이길 수 있겠다’ 싶은 후보로 뭉쳐야 한다. 줄탄핵, 예산 삭감 등을 보면서 지난 대선 당시보다 더 많은 국민이 민주당의 실체를 알아버렸다”라면서 “앞으로 두 달은 충분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대선 당시의 격차보다 크게 이길 수 있다. 보수 진영에서 누가 후보가 되든지 간에 무조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의 후원금 관련 비판에 대해선 “저는 강사로서 연봉 60억원을 포기하고 ‘탄핵 반대’를 이야기했다. 돈 벌기 위해서라면 지금 학원에 있어야지 왜 장외집회에 나왔겠나”라며 “저 스스로 움직이는 비용도 모두 자비에서 쓴다. 장외집회에 후원하고, 청년세대 소송비용 등을 돕기 위해서 했던 말을 그런 식으로 비틀어서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앞으로의 계획으로 전 씨는 “청년 세대와 중도층에게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실체를 알려 나가겠다. 최근에는 김어준씨 등에 맞서기 위해서 언론사도 만들었다. 앞으로는 미국의 헤리티지 재단과 같은 ‘전한길 재단’을 출범해서 보수 정치에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하고 싶다. 지금 보수 진영에는 민노총처럼 돈이 많고 힘도 센 기득권 결집체가 없다. 그런 차원에서 거꾸로 민노총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정선거를 우려하며 투표를 거부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사전 투표는 없애고 본투표를 자정까지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당장 민주당이 반대하지 않겠나. 투표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시는 분들께 역으로 이렇게 묻고 싶다. 지금의 홍콩 같은 ‘이재명 세상’에서 살고 싶으시냐고”라고 했다.

전 씨는 자신이 출연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출연분이 통편집된 일도 언급했다. 그는 “드라마 속에서 아이유(양금명)가 저에게 강사직을 제의했고, 그것이 훗날 대박이 나는 것으로 그려졌다”며 “처음엔 ‘이 사업이 되겠느냐’고 했다가 나중에 ‘당신 정말 대단하다’고 칭찬하는 장면을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해당 장면을 최종적으로 단역 배우 연기로 대체했다. 전 씨는 “제가 좌파 진영에 속했었다면 이 일을 두고 ‘블랙리스트다, 정치 탄압이다’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