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을 수가 없다…135만 관객 뚫고 12일째 박스오피스 1위 휩쓴 '한국 영화'
2025-04-0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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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직후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독주 중인 한국 영화
배우 유아인, 이병헌 주연의 실화 기반 영화
바둑 실화 영화 '승부'가 개봉 직후 12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며 관객 135만 명을 돌파했다.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석권하면서 한국 영화 최고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김형주 감독의 '승부'는 지난 6일 하루 동안만 15만 540명을 동원하며 누적 관객수 135만 1652명을 기록했다. 지난 3월 26일 개봉 이후 단 하루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으며 흥행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승부'는 대한민국 바둑계 레전드 조훈현 9단(이병헌)과 그의 제자 이창호(유아인)가 1990년대 결승전에서 맞붙게 된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제자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스승의 이야기를 담았다.
흥미로운 점은 이 영화가 본래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연배우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로 약 4년간 공개되지 못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마약 파문으로 유아인이 물의를 빚었을 당시 '승부'는 넷플릭스 공개를 잠정 연기했고, 결국 바이포엠스튜디오가 배급을 맡아 극장 개봉으로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이러한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승부'는 입소문과 호평에 힘입어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현재 CGV골든에그지수 97%, 롯데시네마 9.4점, 메가박스 9.1점의 높은 관람평 점수를 유지하고 있으며, 포털 사이트 네티즌 평점도 9점(10점 만점)으로 최근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최고 평점을 기록 중이다. 실시간 예매율에서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반면, 하정우가 주연 겸 연출한 '로비'는 2위에 머물며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개봉한 '로비'는 주말 사흘간 10만여 명(점유율 13.3%)을 동원해 '승부'에 크게 뒤처졌다. 누적 관객수는 16만 5313명에 그쳤다.
'로비'는 하정우가 '롤러코스터'(2013), '허삼관'(2015) 이후 약 10년 만에 선보인 세 번째 연출작으로,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블랙 코미디물이다. 하정우 본인이 주연을 맡았고, 김의성, 박병은, 강말금, 곽선영, 강해림, 이동휘, 차주영, 최시원, 박해수 등 호화 캐스팅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주말 관객 상승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현재 예매율 순위에서도 '로비'는 '진격의 거인', '아마추어' 등에 밀려 4위까지 하락했다.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진격의 거인 완결편 더 라스트 어택'('진격의 거인')은, 메가박스 단독 상영작임에도 불구하고 전날 2만 1570명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수 64만 2113명을 기록하며 장기 흥행을 이어가는 중이다.
'승부'의 주연배우 이병헌은 영화 개봉 전 인터뷰에서 "이 영화는 바둑영화가 아니다. 감독도, 메인 캐스트 배우들 전부 바둑을 모른다. 바둑은 소재이지 영화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겪는 미묘한 감정들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또한 극장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개봉을 앞둔 소감에 대해 "정말 극장이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뿌듯하다. 좋은 영화는 관객에게 배신당하지 않을 것이다. 이 영화는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인생에 힘이 되어줄 것이다. 전설적인 두 바둑기사의 실제 이야기가 전하는 힘이 분명 있다"라고 강조했다.
'승부'는 3주차 평일에 접어들며 예매율이 2만명대로 다소 감소했지만, 여전히 확고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편, '진격의 거인'이 예매율 순위 2위로 다시 치솟으며 '로비'를 제칠 가능성도 있어 향후 박스오피스 변동 여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