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 헬기 추락 목격자들 증언 전해졌다... 정말 착잡하다
2025-04-06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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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현장서 약 100m 떨어진 비닐하우스 인근에 추락한 헬기
6일 오후 3시 41분경 대구 북구 서변동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 헬기 추락 사고로 조종사 정 모(74) 씨가 안타깝게 숨졌다.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은 사고 당시 상황이 매우 급박하고 충격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헬기는 산불 현장에서 약 100m 떨어진 비닐하우스 인근에 추락했다.
사고 직후 현장에 있던 김영호(70) 씨는 헬기가 야산 위를 지나 비닐하우스 쪽으로 저공 비행을 하던 중 꼬리 날개가 비닐하우스 천에 걸리면서 균형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헬기가 전봇대 높이만큼 낮게 날다가 멈춰 섰고, 물주머니가 위로 튀어 오른 직후 꼬리 날개가 비닐하우스에 걸린 뒤 반바퀴 돌며 추락했다”고 설명했다.
김영호 씨에 따르면 헬기는 곧이어 폭발음과 함께 불길에 휩싸였다. 그와 또 다른 시민이 조종사 구조를 시도했지만 조종사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헬기는 고열로 인해 접근이 어려웠다.
김영호 씨는 “조종사를 구하지 못해 너무 안타깝다”며 착잡한 심정을 토로했다.
또 다른 목격자인 김군섭(69) 씨도 사고 당시를 생생하게 기억했다.
그는 사고 지점에서 약 50m 떨어진 밭에서 일하고 있었으며, 헬기가 건물 5층 높이도 안 되는 곳에서 비닐하우스 방향으로 날아가다가 갑자기 떨어졌다고 전했다.
김군섭 씨는 “헬기 앞쪽 프로펠러가 비닐하우스에 닿는 순간 큰 소리가 났고, 벼락이 친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헬기 조종사의 안전벨트를 풀고 구조하려 했지만, 화상과 충격으로 조종사의 상태가 심각해 구조가 쉽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사고 당시 헬기는 인근 저수지인 이곡지에서 물을 담수한 후 산불 현장으로 선회 중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대구 북구청 관계자는 헬기가 물을 뿌리기 위해 저공비행을 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과 경찰은 오후 5시 30분경 조종사의 시신을 수습했으며, 사고 원인에 대한 정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사고 헬기는 비닐하우스 옆에 파손된 채 누워 있었고, 헬기와 충돌한 초록색 천은 찢어져 내부 철골 구조물이 그대로 드러났다.
당국은 조속한 사고 원인 규명과 함께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