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오직 한국에만 서식... 일본도 부러워한다는 한국 물고기
2025-04-0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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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보다는 관상용으로 주목받는다는 한국 물고기

낙동강엔 수수미꾸리라는 숨겨진 보석 같은 물고기가 산다. 전 세계에서 오직 한국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 작은 물고기는 화려한 외모와 독특한 생태로 생물학자부터 관상어 애호가까지 모두를 매료하고 있다. 신비로운 생김새와 생태적 특성으로 한반도 자연의 경이로움을 보여주는 수수미꾸리에 대해 알아봤다.
수수미꾸리는 잉어목 미꾸리과에 속하는 물고기다. 한국에서만 서식하는 고유종이다. 낙동강 수계의 중·상류에서만 분포한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이 물고기는 몸길이가 10~15cm 정도로 가늘고 길며, 머리와 함께 옆으로 납작한 체형을 가졌다. 미꾸라지와 달리 하천 상류의 맑고 유속이 빠른 물과 큰 자갈이 깔린 바닥을 선호한다. 먹이는 부착조류, 규조류, 그리고 물속에 사는 작은 동물이다. 산란기는 11월부터 다음 해 1월까지다. 겨울에 번식하는 드문 특성을 보인다. 암컷 한 마리의 포란수는 798~901개고, 수온 10~14℃에서 약 6일 만에 부화한다. 부화된 자어는 성장하면서 점차 깊은 물로 이동한다.
외모는 수수미꾸리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다. 몸은 연한 노란색 바탕에 13~18개의 폭넓은 암갈색 수직 반문이 등에서 배까지 이어진다. 머리 옆면에는 작은 흑점들이 수수알처럼 흩어져 있다. 수수미꾸리란 이름이 붙은 이유다.
황색 몸에 주둥이, 수염, 가슴지느러미, 배지느러미가 주황색으로 빛나며 독특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에는 두세 줄의 선명한 검은 줄무늬가 자리 잡고 있다. 머리와 눈은 작고, 주둥이는 길고 둔한 편이며, 입 아래에는 3쌍의 짧은 수염이 돋아 있다. 측선은 불완전해서 가슴지느러미 길이를 넘지 않으며,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는 몸 중앙보다 훨씬 뒤에 위치한다. 꼬리지느러미는 갈라지지 않고 직선형을 유지한다. 수컷은 가슴지느러미에 골질반이 없어 암컷과 쉽게 구분된다. 이러한 외형적 특징은 수수미꾸리를 단순한 물고기가 아닌 자연의 예술품으로 만든다.
서식지 특성도 수수미꾸리의 생존 방식을 잘 보여준다. 낙동강 상류의 자갈밭에서 빠르게 움직이며, 위험을 감지하면 돌 밑으로 재빨리 숨는다. 맑은 물과 빠른 유속을 좋아하는 성향 덕분에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 환경오염과 하천 공사로 서식지가 파괴되며 개체수가 줄어드는 위협을 받고 있다. 과거 낙동강 수계 곳곳에서 발견됐지만 이제 중·상류 특정 구역에서만 관찰된다. 수질 관리와 하천 보존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한다.
수수미꾸리는 식용 가능하다. 미꾸라지처럼 요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크기가 작고 뼈가 많아 대중적인 요리 재료로는 적합하지 않다. 개체수가 많지 않은 만큼 구체적인 요리법이나 맛에 대한 상세한 기록은 드물다. 오히려 관상용으로 더 큰 가치를 인정받는다. 수족관에서 키우면 그 화려한 색감과 독특한 무늬가 돋보여 많은 이들이 선호한다. TV생물도감 유튜브 채널에 따르면 일본에서도 이 어종의 관상적 매력 때문에 인기가 높다.
일본이 수수미꾸리를 부러워하는 이유는 그 독특한 아름다움과 희소성에 있다. 일본에는 이처럼 화려한 패턴을 가진 민물고기가 드물다. 수수미꾸리의 노란 바탕에 검은 반문, 주황색 포인트는 관상어로 키우기에 최적이다. 여기에 한국 고유종이라는 희소성이 더해지며 일본 관상어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었다. 일본 관상어 시장에서는 독특한 외모와 생태를 가진 어종이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수수미꾸리는 이런 조건을 완벽히 충족한다. 낙동강이라는 특정 지역에서만 서식한다는 점이 신비로움을 더한다. 일본에선 비슷한 어종을 찾기 어렵기에 수수미꾸리는 그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작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는 수수미꾸리는 그 자체로 한반도 생물다양성을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