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거면 왜 해...? 최근 한국 MZ세대 중심 급증하는 새로운 '결혼 문화'
2025-04-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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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으로 출산율에도 영향 미칠 것으로 예상돼 우려 제기
최근 국내에서 새롭게 불고 있는 결혼 문화가 네티즌들에게 충격을 안기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이혼 건수는 전년 대비 0.9% 감소했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 체감하는 이혼율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이러한 통계와 현실의 괴리는 법적 혼인 관계에 대한 통계 수치와 혼인 신고 없이 동거하는 사실혼 관계 증가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혼 전문 변호사 양나래 씨는 지난 2일 MBC 예능 '라디오 스타'에 출연해 이같은 현상이 점점 늘고 있다고 밝혔다.
방송에서 양 변호사는 혼인 신고를 하지 않은 부부들의 '신혼 이혼' 사례가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이혼율이 전년 대비 0.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체감상으로는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법률상 혼인 관계만을 기준으로 한 통계 수치와 달리 실제로는 결혼식만 하고 혼인 신고를 하지 않은 채 동거하다가 단기간에 이혼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혼인 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의 경우, 법적 절차 없이도 동거를 해소할 수 있어 이혼이 비교적 간단하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도 감정적인 갈등이 심화하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양 변호사는 "짧은 기간에 이혼하면 감정이 서로 엄청나게 안 좋다"라며 "변호사끼리 하는 얘기가 재산 분할 30억 원 소송보다 위자료 3000만 원 싸움이 더 치열하다"라고 했다.
최근에는 '황혼 이혼'보다 '신혼 이혼'이 증가하는 추세다. 결혼 후 4년 이내에 이혼하는 경우를 '신혼 이혼'으로 분류하는데 양 변호사는 "이혼을 만류해도 요즘엔 '이혼이 흠도 아니고 빨리 이혼하는 게 나를 위해 좋은 것 같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양 변호사는 이런 까닭에 결혼 당사자들의 부모들도 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요즘 부모님들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있냐면 애들이 3년 이상 사는 거 지켜보고 지원하자. 미리 주면 (이혼할 때 재산) 나눌 때 '나 재산 분할받아야 하는데 이걸 내가 왜 줘야 해? 나도 억울하니까 받을 거야'라는 생각이 생기기 때문에 요새 부모님들도 (자녀들에게) '혼인 신고 조금 늦게 해도 돼'라고 권한다"라고 설명했다.

MZ세대의 이혼 사유로는 '서로 손해를 안 보려는 생각'과 '소셜미디어(SNS)로 인한 갈등'이 대표적이다. 양 변호사는 "부부 생활은 희생과 양보가 필요하지만, 생활비 지출에서조차 철저히 계산하려는 태도가 갈등을 유발한다"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공동 생활비로 장을 본 후 생리대 구입 비용을 문제 삼거나, 맥주 구매 비율을 따지는 등의 사례가 있다.
SNS로 인한 갈등도 빈번하다. 양 변호사는 "남편이 평소에는 아무것도 안 도와주면서 SNS에는 사랑꾼인 것처럼 '아내 위한 밥상'이라고 올리거나, 다른 부부와 비교하며 갈등이 시작된다"라고 했다.
이 밖에도 사회적 인식 변화나 개인주의 가치관의 확산 등 이유로 실제 이혼율은 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이혼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감소하고 개인의 행복과 만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결혼 생활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참기보다는 이혼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또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행복과 자아실현을 중요시하면서 결혼 생활에서 불만족을 느낄 경우 이혼을 고려하는 경향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특히 젊은 세대에서 두드러진다. 이런 까닭에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보는 시각이 확산하고 있다.
생활비와 주거비 등의 경제적 부담이 커지면서 부부 간 갈등이 심화해 이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여기에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와 경제적 독립이 증가하면서 경제적 이유로 결혼을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이 줄어든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혼을 주제로 한 TV 프로그램과 온라인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이는 이혼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이해를 높이는 동시에 일부 부부들에게는 자신의 결혼 생활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며 일각에서는 출산율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혼인 신고 없이 결혼 생활을 시작하는 사실혼 관계의 증가는 결혼의 불안정성을 높여 출산 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기혼 여성의 출산 의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결혼 만족도가 높을수록 출산 의향도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연구 결과에서는 배우자의 가사 노동 참여와 높은 결혼 만족도가 기혼 여성의 출산 의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생활의 안정성이 출산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사실혼 관계는 법적 보호가 미흡하여 관계의 안정성이 낮을 수 있다. 이러한 불안정성은 자녀 계획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안정적인 결혼 생활이 출산 의향을 높이는 요인임을 고려할 때 사실혼 관계의 증가는 출산율 저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0.06명 감소한 수치로, 출생아 수는 23만 명으로 전년보다 1만 9200명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5명으로 소폭 상승하며 9년 만에 처음으로 출산율이 증가했지만 여전히 미약한 수준이다.

결국 혼인 신고 없이 결혼 생활을 시작하는 사실혼 관계의 증가는 결혼의 불안정성을 높이고 이는 출산 결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정책적 지원이나 주거 정책뿐만 아니라 다양한 결혼 형태를 포괄하는 사회적 제도와 지원 방안을 마련해 변화하는 결혼 문화를 반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