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었더니 살이 쭉쭉" 요즘 뜨는 다이어트 ‘인터미텐트 패스팅’의 진실
2025-04-0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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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따라 하면 위험할 수 있는 간헐적 단식 요법

최근 SNS와 유튜브를 중심으로 ‘하루 한 끼만 먹고 15kg 감량!’ ‘16:8 방식으로 체중 감량 성공!’ 같은 경험담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이 선택한 방법은 바로 ‘인터미텐트 패스팅(Intermittent Fasting)’, 일명 간헐적 단식이다.
단순히 칼로리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하루 혹은 일주일 중 일정 시간을 정해 공복 상태를 유지하고, 그 외 시간에만 식사를 하는 방식이다. 체중 감량 효과뿐 아니라 혈당 개선, 염증 억제, 심장 건강 증진까지 다양한 이점이 알려져 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식은 16:8이다. 하루 24시간 중 16시간은 단식을 하고 8시간만 음식을 섭취하는 형태다. 예를 들어 오전 11시부터 저녁 7시까지만 식사하고, 나머지는 물이나 블랙커피만 마시는 식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5:2 방식이 있다. 일주일 중 5일은 평소처럼 먹고, 나머지 2일은 500~600kcal로 극단적으로 섭취량을 제한한다. 체지방을 줄이고,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며, 세포 내 자가포식(Autophagy)을 유도해 노화를 늦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따라 해도 되는 건강법은 아니다. 간헐적 단식이 특정한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당뇨병 환자, 특히 인슐린을 사용하는 제1형 당뇨병 환자는 절대 자의적으로 단식을 시작해선 안 된다. 긴 공복 상태에서 저혈당 쇼크를 일으킬 수 있고, 응급 상황으로까지 번질 위험이 있다. 혈당강하제를 복용 중인 제2형 당뇨 환자 역시 반드시 전문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임산부나 수유 중인 여성도 마찬가지다. 이 시기에는 태아 혹은 아기에게 안정적인 영양 공급이 중요하기 때문에 장시간 공복은 피해야 한다. 급격한 체중 변화와 에너지 부족은 호르몬 균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 일부 산모는 단식 도중 현기증, 두통, 저혈압 등의 증상을 겪기도 한다.
청소년과 성장기 아동에게도 간헐적 단식은 추천되지 않는다. 에너지와 영양소가 충분히 공급돼야 하는 시기에 식사 시간을 제한하게 되면, 성장 저해, 집중력 저하, 식사 장애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여학생의 경우 생리 불순이나 무월경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또 하나의 주의 대상은 불규칙한 생활을 하는 사람이다. 교대 근무자, 수면 시간이 들쑥날쑥한 경우, 단식 시간과 생체리듬이 맞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오히려 수면 질 저하, 만성 피로, 소화 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건강에 해가 된다.

간헐적 단식은 처음에는 식사 시간이 제한돼 오히려 식욕이 폭발하거나, 야식으로 이어지는 부작용도 많다. 한 끼에 과도한 칼로리를 섭취하는 일이 반복되면, 간헐적 단식이 아닌 ‘폭식과 단식의 악순환’이 될 수 있다.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도 식단의 질이 떨어지면 체지방은 줄지 않고, 근육량만 감소하는 불균형 상태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인터미텐트 패스팅은 단순히 ‘안 먹는 다이어트’가 아니다. 공복 시간을 적절히 유지하면서도, 식사 시간에는 영양소를 균형 있게 챙기고, 무리 없는 운동과 충분한 수면이 병행돼야 한다. 무엇보다, 이 방법이 나의 생활 리듬과 건강 상태에 맞는 방식인지부터 점검해야 한다. 멋진 몸매보다 더 중요한 건 지속 가능한 건강이다. 유행을 따라 하기 전에, 내 몸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