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됐던 날엔 4명 사망 참사... 경찰 초비상
2025-04-04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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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경찰 전국에 '갑호비상' 발령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내려지는 4일 오전 0시부터 경찰이 전국에 '갑호비상'을 발령했다. 갑호비상은 경찰력을 100% 동원할 수 있는 최고 단계의 비상근무 체제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헌재와 광화문과 종로 일대에는 기동대 110여 개 부대 7000여 명이 배치됐다.
한남동과 여의도에는 각각 30여 개 부대 2000여 명, 20여 개 부대 1300여 명이 투입됐다.
경찰은 전국에 기동대 338개 부대 2만여 명을 배치했고, 서울 지역에는 60%가 넘는 210개 부대 약 1만4000명을 집중 배치했다.
탄핵 찬반 양측이 종로와 한남동 일대에서 철야 집회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른 아침부터 해당 지역에는 경찰관들이 촘촘히 배치돼 질서 유지에 나섰다.
추락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지하철역 인근 환풍구는 철조망으로 막았고, 일부 시설 앞에는 경찰 바리케이드가 설치됐다.
윤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을 가를 헌법재판소 일대에도 삼엄한 경비가 이뤄졌다.
경찰은 헌재 주변 150m를 차벽으로 둘러싸 시위대의 접근을 막았다. 이곳에서는 시위가 전면 금지된다.
헌재 앞 인도는 경찰과 헌재 직원, 취재진만 통행할 수 있으며, 기자증과 신분증을 확인한 뒤에만 통과가 허용된다.
재판관 신변 보호를 위한 경호팀도 추가 배치됐고, 헌재 인근에서는 검문검색을 강화해 흉기 등 위험 물품 반입을 차단하고 있다.
헌재 주변에는 경찰특공대가 배치됐고, 기동대는 최루액과 장봉 등을 준비 중이다.
이곳은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돼 드론 비행이 금지됐다. 경찰은 불법 드론을 발견하면 전파 차단기로 포획하고 조종자를 처벌할 계획이다.
경찰의 초비상 대응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참사가 벌어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2017년 3월 10일 박 전 대통령 파면 소식이 전해지자 시위대가 차벽을 무너뜨리고 헌재로 몰려들었다. 일부는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경찰 버스를 탈취하는 과정에서 소음관리차의 음향장치가 사람을 덮쳤고, 압사 사고도 발생했다. 당시 총 4명이 사망했다.
당시 아버지를 잃은 A씨는 이날 중앙일보에 실린 인터뷰에서 "폭력만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된다"라며 "8년 전 일을 반면교사 삼아 유혈사태만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폭력 사태를 추호도 생각해선 안 된다. 설사 발생하더라도 흥분하지 말고 가담하지 말아야 한다"며 "각 진영에서 열사나 투사라고 칭하지만, 가족들에겐 허무한 죽음일 뿐이다. 가족들을 생각해달라"고 호소했다.
A씨가 ‘허무한 죽음’을 언급한 데는 이유가 있다. 법원은 박 전 대통령 파면 당일 숨진 4명 중 음향장치에 깔려 사망한 1명에 대해서만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A씨는 "경찰이 폭력을 선동하는 사람을 즉시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짐이 보일 때부터 막아야 한다"라며 "또다시 유혈 사태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경찰도 "폭력 등 불법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A씨는 "당시 헌재 일대에 응급차가 부족했고 시위대에 막혀 이송이 늦기도 했다"며 "이런 과오가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줬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