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눈물의 호소' 드디어 통했다…대한배드민턴협회, 4일 중대 발표
2025-04-03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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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 숙원, 마침내 이뤄질 듯
배드민턴계 부조리 폭로한 뒤 협회와 불화 겪은 안세영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23·삼성생명)의 숙원이 마침내 이루어질 전망이다. 대한배드민턴협회가 그동안 '뜨거운 감자'로 여겨져 온 국가대표 선수들의 개인 후원을 허용하는 방침을 확정하고 공식 발표만을 앞두고 있다.

3일 스포츠조선 보도에 따르면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오는 4일 경기력향상위원회와 이사회를 개최해 국가대표 선수 개인 후원 허용과 신임 대표팀 감독 선임 등 중대 결정을 의결할 예정이다. 협회는 이미 후원사 요넥스 측에 개인용품(신발, 라켓, 보호대)을 단체계약에서 제외한다고 공식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안세영은 대회 직후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논란이 된 것은 협회가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협회 후원사 제품만을 사용하도록 강제한다는 점이었다. 안세영은 후원사 신발이 잘 맞지 않아 발에 물집까지 생기며 훈련과 경기를 치렀다고 폭로해 국민적 공분을 샀다.
하지만 협회는 그동안 "후원사와의 계약에 명시된 사항이라 예외를 둘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안세영의 폭로 후 문화체육관광부는 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사무검사를 통해 각종 부실행정을 밝혀내고, 시정명령 중 하나로 선수 개인 후원을 허용하도록 했지만, 협회 측은 이행을 미루고 있었다.

상황이 급변한 것은 국가대표 선수들의 집단 행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실업팀 소속 국가대표 4명의 부모는 지난달 12일 협회에 질의서를 보내 개인 후원 허용 시점을 명확히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협회는 같은 달 21일 답변서를 통해 "신발, 라켓, 보호대를 단체계약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후원사와 협의 중이지만, 협회가 수용하기 어려운 후원금 감축을 통보받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선수 측은 몇몇 선수의 희생을 담보로 협회 운영비를 충당해선 안 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일부에서는 국가대표 탈퇴 등 집단행동까지 거론하며 협회를 압박했다. 결국 김동문 신임 회장은 '선 허용, 후 재협상' 원칙으로 선수들의 요구를 우선시하기로 결정했다.
안세영은 선수 개인 후원을 비롯한 여러 부조리를 폭로한 뒤 협회와의 불화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어야 했다. 그가 "(협회와) 싸우려는 의도가 아니라 운동에만 전념하고 싶은 마음을 호소하고 싶어 드린 말씀"이라는 입장을 밝힌 뒤에도 논란은 계속됐다.

이후 부상으로 휴식기를 가진 안세영은 지난해 10월 경남 밀양배드민턴경기장에서 열린 '제105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승리한 후 "그동안 생각이 많았다던데 배드민턴을 사랑하는 마음이 커졌냐"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고 눈물을 쏟아냈던 장면은 많은 국민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편, 지난해 김학균 감독 계약 만료 이후 공석인 대표팀 새 사령탑 선임도 오는 4일에 결정될 예정이다. 현재 '셔틀콕 황제' 박주봉 전 일본대표팀 감독(61)과 국내 실업팀 및 대표팀에서 오랜 기간 지도자로 활동한 A 씨 두 명이 후보로 나섰으며, 3일 면접시험을 거쳐 4일 이사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박주봉 전 감독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남자복식 금메달리스트로, 배드민턴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대회에서 '최초의 올림픽 배드민턴 남자복식 금메달리스트'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현역 은퇴 후 영국, 말레이시아 대표팀을 거쳐 2004년부터 20년 가까이 일본대표팀을 이끌며 일본 배드민턴의 부흥기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감독이 한국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될 경우, '셔틀콕 황제'가 '셔틀콕 여제' 안세영을 지도하게 되는 흥미로운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협회가 제시한 새 대표팀 사령탑 계약기간은 내년 12월 31일까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