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짜릿한 결승골… 요즘 폼 제대로 올라 제2의 전성기라는 '한국 선수'

득점 선두 주민규가 친정 울산을 상대로 골을 터뜨렸다. 대전하나시티즌으로 이적한 뒤 첫 울산 방문에서 기록한 귀중한 한 방이었다.

지난 1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7라운드에서 대전은 울산 HD를 상대로 원정 경기를 치렀다. 이날 경기는 2-2 상황에서 후반 11분, 주민규가 교체 투입되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6경기에서 5골을 기록하며 득점 선두를 달리던 주민규였지만 황선홍 대전 감독은 경기 초반 그를 벤치에 두며 신중한 선택을 보였다. 친정팀을 상대하는 선수의 심리적 부담, 전술적 판단 등이 고려된 결과였다.

후반 들어 대전의 경기 흐름이 잠잠해지자 황 감독은 주민규 카드를 꺼냈다. 교체 투입 7분 만인 후반 18분, 주민규는 울산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울산 골키퍼 조현우가 지키는 골문을 정확히 공략해 팀에 세 번째 골을 안겼다. 시즌 6호 골이었다.

이 골로 주민규는 득점 2위권인 콤파뇨(전북), 아사니(광주), 이동경(김천)과의 격차를 벌렸다. 동시에 울산의 연패를 유도하며 친정팀에 패배를 안겼다. 골을 터뜨린 뒤에도 주민규는 과격한 세리머니 없이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종료 후에는 울산 팬들이 자리한 홈 관중석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주민규는 “(이)청용 형과도 이야기했는데 기분이 묘했다”며 “여기서 많이 사랑받던 선수였기에 감정이 복잡했다”고 말했다. 이어 울산의 상황에 대해 “3년 연속 우승을 이룬 팀이라 연패가 어색할 수 있지만 걱정하진 않는다.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고 버티는 힘이 있는 팀”이라고 언급했다.

황 감독에 대한 신뢰도 드러냈다. “감독님 덕분에 내가 선수 생활을 하면서 얻을 수 있는 건 다 얻고 있다. 그저 감독님을 믿고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은 주민규의 활약에 힘입어 시즌 초반 선두를 달리고 있다. 7경기에서 5승 1무 1패(승점 16). 예상 밖 성적에 대해 주민규는 “지금 우리가 이 순위에 있다는 게 어색하다. 불안한 마음도 있다”며 “언제든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긴장하고 있다. 현재 순위는 큰 의미 없다”고 덧붙였다.

1990년생으로 어느덧 30대를 훌쩍 넘은 주민규는 베테랑 공격수 답게 현재 K리그1 2025 시즌 초반 7경기에서 총 6골을 터뜨리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K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하며 눈부신 활약을 이어왔지만 국가대표팀과는 오랜 시간 인연이 닿지 않았다. 2015년 동아시안컵 예비 명단에 한차례 이름을 올린 것이 전부였고 청소년 대표팀 역시 한 번도 부름을 받지 못했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고 마침내 지난해 2월 임시로 지휘봉을 잡은 황 감독의 선택을 받으며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당시 그는 30대 중반의 나이에 생애 첫 국가대표로 발탁되며 역대 최고령 데뷔 기록도 함께 세웠다.

태국과의 월드컵 예선에 선발로 나서며 늦은 데뷔전을 치른 그는 경기 내내 침착하고 묵직한 플레이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후 대표팀에서도 흔들림 없이 제 몫을 해냈다.

지난해 6월 A매치 경기에서는 마침내 득점까지 올리며 MOM(Man of the Match)으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늦게 찾아온 기회였지만 주민규는 그 누구보다 성실하게 자신의 무게를 입증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