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족이 열광하는 밥도둑이 돌아왔다…불황에 쟁여 놓고 있다는 추억의 식재료
2025-04-0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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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불황 겹치며 인기 끌고 있어
불황이 길어지고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밥상 위 풍경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 중심에 다시 주목받는 반찬이 있다. 바로 ‘통조림 고등어’다. 한때는 싸구려, 촌스러운 음식이라는 오명을 썼지만, 지금은 혼밥족의 필수템이자 불황 속 반찬계의 실세로 떠오르고 있다.

통조림 고등어는 말 그대로 통조림에 담긴 고등어다. 조리 없이 데우기만 해도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바쁜 현대인에게 제격이다. 조리 난이도는 낮고, 맛은 의외로 깊다. 특히 매운 양념에 조려진 제품은 밥반찬으로 훌륭할 뿐 아니라 술안주로도 인기가 많다.
유통기한이 길고 상온 보관이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런 특성은 혼자 사는 이들에게 매우 유리하게 작용한다. 따로 장을 볼 필요도 없고, 냉장고 정리도 간편하다.

가격도 큰 장점이다. 최근 물가 상승으로 외식은 부담되고, 마트에서 생선 한 마리 가격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통조림 고등어는 여전히 2~3천 원대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반찬 한 끼로만 생각하면 다소 비쌀 수도 있지만, 식당에서 고등어 구이를 먹는 비용과 비교하면 훨씬 경제적이다. 여기에다 밥만 있으면 식사가 완성되니, 혼자서 챙겨 먹어야 하는 1인 가구 입장에서는 가성비 높은 선택지다.
◈ ‘가난한 밥상’에서 ‘실용의 상징’으로…레트로 감성도 한몫
통조림 고등어는 과거에는 가난과 생계를 상징하는 식재료였다. 도시락 반찬으로, 급식 식단으로 자주 등장하던 이 반찬은 한동안 ‘촌스럽다’, ‘냄새 난다’는 인식 때문에 젊은 세대에게 외면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와 같은 ‘옛날 음식’이 오히려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며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부모 세대에게는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신선함을 주는 요소가 된 것이다.

활용법도 훨씬 다양해졌다. 기본적으로 통조림 고등어는 전자레인지나 냄비에 간단히 데워 먹을 수 있지만, 여기에 몇 가지 재료만 더하면 훌륭한 집밥 요리로 완성된다. 시래기를 넣고 함께 조리하면 구수한 맛이 배어들며,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동시에 챙길 수 있다.
무를 큼직하게 썰어 함께 끓이면 국물 맛이 시원해져 ‘고등어 무조림’ 못지않은 깊은 풍미가 난다. 김치를 넣으면 얼큰하고 칼칼한 ‘김치 고등어조림’이 된다. 남은 김치 처리에도 유용하다. 입맛이 없을 때 이렇게 한 그릇 뚝딱 해결할 수 있는 점이 요즘 시대에 딱 맞는 밥상이다.
유튜브나 SNS에서도 ‘고등어 통조림 레시피’는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대형마트에서는 깡통 고등어 제품이 재입고되자마자 품절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간편하면서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이 식재료는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그야말로 실속형 밥상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