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겨도... 한국이 곧 미국서 수입할지도 모르는 '정말 신기한 감자'

2025-04-0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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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겨도 발암물질 생성 70% 줄어... LMO 안전성 두고는 논란 여지도

미국 심플롯의 LMO 감자(SPS-Y9) / 심플롯 홈페이지
미국 심플롯의 LMO 감자(SPS-Y9) / 심플롯 홈페이지

미국 업체가 생산한 유전자변형생물체(LMO) 감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지난달 미국 심플롯의 LMO 감자(SPS-Y9)에 대한 작물재배환경 위해성 협의 심사에서 '적합' 판정을 내리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통보하면서다.

미국의 대표적인 농업·식품 종합기업인 심플롯은 세계 최초로 유전자편집(GM) 감자를 상품화한 곳이다. 맥도날드 등에 공급하는 감자튀김(프렌치프라이) 세계 1위 생산업체다.

LMO는 재조합 DNA 기술, CRISPR-Cas9 같은 유전자 가위 기술, 형질전환 기술 등으로 유전자를 조작해 만든 생물체를 말한다. 재조합 DNA 기술은 원하는 유전자를 잘라 다른 생물체에 삽입하는 방식으로, 대표적으로 박테리아에 인간 인슐린 유전자를 넣어 의약품을 생산하는 데 사용된다. 유전자 가위 기술은 특정 유전자를 정밀하게 편집하는 기술로, 질병에 강한 작물이나 유전자 치료용 동물 모델을 개발하는 데 쓰인다. 형질전환 기술은 외부 DNA를 생물체에 주입해 유전적 특성을 바꾸는 방법으로, 제초제 저항성 유전자를 옥수수에 도입하는 등의 사례가 있다.

감자 / 픽사베이
감자 / 픽사베이

LMO는 농업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해충이나 제초제에 강한 특성을 가진 GMO 작물이 대표적이다. 미국에서 널리 재배되는 라운드업 레디 대두는 제초제를 뿌려도 죽지 않는 특성이 있고, 골든라이스는 비타민A가 강화된 벼다.

LMO는 여러 논란도 안고 있다. 생태계 교란 우려가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다. 유전자 변형 생물이 야생종과 교잡할 경우 기존 생태계가 교란될 수 있고, 해충 저항성 작물이 오히려 더 강한 해충을 진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논쟁거리다.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나 장기적 영향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유럽을 중심으로 GMO 식품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경제적 문제도 있다. 다국적 기업이 LMO 종자 특허를 장악하면서 농민들이 종자 회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LMO는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와 개념이 비슷하지만 GMO는 살아있지 않은 상태의 유전자변형 물질까지 포괄할 수 있어 더 넓은 개념이다.

국내에서는 매년 약 1000만t에 달하는 식용 및 농업용 LMO가 수입되고 있다. 총 6개 작물이다. 작물별로는 옥수수가 전체의 약 90%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비중을 보인다. 옥수수는 주로 사료용으로 사용된다. 일부 식용으로 쓰인다. 대두는 식품용으로만 수입됐다. 주로 식용유나 가공식품 원료로 쓰이는데, 수입량은 옥수수의 10분의 1가량이다. LMO 감자가 수입되면 일곱 번째 수입 LMO 작물이 될 전망이다.

미국 심플롯사가 개발한 SPS-Y9 감자는 최신 유전자편집 기술(CRISPR-Cas9)을 활용해 개발됐다. 기존 유전자변형 작물과 달리 외부 유전자를 삽입하지 않고 감자 자체 유전자만을 정밀 편집한 것이 특징이다. 폴리페놀산화효소(PPO) 유전자를 표적으로 삼아 저장 중 발생하는 흑반병을 최소화했으며, 고온 조리 시 발암물질로 알려진 아크릴아마이드 생성도 기존 대비 70%가량 줄였다. SPS-Y9 감자는 저장성과 상품성이 크게 개선된 것이 장점이다. 미국 현지 시험 재배 결과에 따르면, 수확 후 저장 기간 중 멍들어 폐기되는 감자량이 4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크릴아마이드 저감 효과로 인해 튀긴 감자칩이나 감자튀김 등 가공식품의 안전성이 높아졌다.

이 감자는 미국 FDA와 USDA로부터 이미 식용 안전성과 재배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일본에서도 2023년 유전자편집 감자로 승인돼 시장에 유통되고 있다.

심플롯사는 이전에도 제1세대 LMO 감자(흑반병 감소+항바이러스 기능)를 개발했으나, 외부 유전자 삽입으로 인해 거부감이 컸다. SPS-Y9은 기술 발전을 반영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SPS-Y9 감자의 도입이 성사될 경우 국내 감자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상품성과 저장성이 개선된 만큼 농가의 수익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공식품 업계에서는 아크릴아마이드 저감 효과를 활용한 고품질 제품 개발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 감자가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향후 다른 유전자편집 작물의 도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LMO 수입은 '위해성 심사'를 필수로 거친다. 용도에 따라 환경정화용은 환경부, 식품용은 식약처가 심사를 주관하며, 생태계 위해 여부는 국립생태원, 작물 재배 환경 영향은 농진청 등 전문기관이 평가한다. 농진청 심사에서 통과하면 SPS-Y9 감자는 한국에서도 재배될 것으로 보인다.

1994년 상업적으로 처음 승인된 LMO인 과숙 억제 토마토 '플레이버 세이버'가 시장에 나온 지 약 30년이 흘렀지만 안전성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미국에선 GMO 안전성이 오랫동안 뜨거운 이슈로 다뤄진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에서 재배되는 옥수수의 92%, 대두의 94%가 GMO 품종이다. GMO 감자와 옥수수는 미국 농업과 식품 공급망에 깊이 뿌리내렸다. 특히 감자는 심플롯사의 GMO 품종이 식용으로 상용화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GMO 작물은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장기적 환경 및 건강 영향을 두고 논쟁거리다. 일부 과학자는 GMO가 생산성을 높이고 기아 문제를 해결한다고 주장하지만, 반대 측은 생태계 교란과 잠재적 건강 위험을 경고한다.

CNN은 2023년 10월 보도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GMO 식품을 엄격히 심사한다고 밝혔으나, 소비자 단체 일부는 독립 연구 부족과 데이터 투명성 문제를 제기한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해 1월 기사에서 GMO 옥수수가 가축 사료와 바이오연료로 대량 사용되며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지만, 환경단체는 토양 오염과 생물 다양성 감소를 우려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내 GMO 반대 운동도 만만찮다. 2023년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시위에서 농민과 환경운동가들은 "GMO는 자연을 파괴한다"며 라벨링 강화를 요구했다.

국내에선 LMO를 식량난 해결책으로 보는 낙관론과 생태계 및 인체에 미칠 영향을 알 수 없다는 신중론이 맞선다. LMO가 식탁에 오른 지 30년이 넘었음에도 인체 유해성을 입증한 사례가 없고, 출시 전 까다로운 심사를 거친다는 점에서 과도한 우려는 불필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로 LMO가 인체와 환경에 유해하다는 한국 논문은 한 편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민 단체는 반발하고 있다. GMO반대전국행동 등 농민단체는 1일 전북 전주시 농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민을 지지해야 할 농진청이 농민을 배신했다"며 "승인 절차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단체는 "이번 판정으로 생감자 수입이 가능해지면 국내 밭에 LMO 감자가 재배될 가능성이 생긴다"며 "인체 유해성 논란이 커질 뿐 아니라 국내 농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의 이익만 대변하는 농진청의 행태를 납득할 수 없다"며 "미국산 LMO 감자 수입 승인 절차를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감자 / 픽사베이
감자 / 픽사베이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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