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NC파크 야구장서 부상 입은 20대 여성... 침통한 소식 전해졌다
2025-03-3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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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끝내 사망... 여동생도 쇄골 골절
사고는 지난 29일 오후 5시 17분쯤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창원NC파크에서 일어났다. 당시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2025 KBO 정규시즌 경기가 열리던 중 오후 5시를 갓 넘긴 시점에 3루 쪽 매점 위쪽 외벽에 고정돼 있던 구조물이 갑자기 떨어졌다.
이 구조물은 알루미늄으로 된 외장 마감재 ‘루버’다. 가로 40㎝, 세로 2.58m, 두께 10㎝, 무게 약 60㎏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NC 구단에 따르면 해당 구조물이 약 4~5m 높이에서 떨어지며 매점 천장에 부딪혀 튕긴 뒤 아래에 있던 관중들을 덮쳤다. 사고 당시 매점 앞에서 줄을 서 있던 20대 초반 여성 A 씨와 그의 동생인 10대 후반 B 씨, 그리고 근처에 있던 또 다른 관중이 피해를 입었다.
사고 현장은 경기가 시작된 지 20분도 안 된 상황이라 관중들이 매점 주변을 오가며 음식을 사러 다니던 때였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굉음과 함께 구조물이 떨어졌고, 순식간에 비명과 혼란이 뒤섞였다. 구조물이 매점 천장과 충돌하며 튕기면서 A 씨 자매를 덮쳤다. A 씨는 머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고, B 씨의 쇄골이 골절됐다. 나머지 한 명은 구조물과 직접 접촉은 없었지만 크게 놀라 병원으로 옮겨졌다.
NC 구단 관계자는 “사고 직후 구급차가 출동해 A씨와 B씨를 인근 병원으로 급히 이송했다”며 “세 번째 피해자는 개별적으로 병원을 찾았다”고 전했다.
A 씨는 머리 부상으로 즉시 수술에 들어갔으나, 상태가 위중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31일 오전 숨을 거뒀다. B 씨는 골절 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한 명은 현재 특이사항 없이 경과를 지켜보는 중이다. A 씨와 B 씨가 자매 관계다.
사고 당시 경기장은 관중으로 붐볐고, NC와 LG의 시즌 2차전이 한창이었다. 경기 시작 전부터 3루 매점 주변은 음식을 사려는 팬들로 북적였으며, 사고가 난 시점엔 특히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구조물이 떨어진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외벽에 고정돼 있던 나사나 연결 부위가 느슨해졌을 가능성을 포함해 모든 경우를 조사 중”이라고 했다.
A씨 사망 소식이 전해지며 팬들 사이에선 충격과 함께 안전 관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31일부터 현장 합동 감식을 벌여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구조물 설치와 유지보수 과정에서 NC 구단의 관리·감독 소홀이 있었는지 조사할 것”이라며 “문제가 확인되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창원NC파크는 2019년 개장한 최신식 야구장이다. 이번 사고는 개장 이후 처음으로 발생한 중대한 안전사고다. 경찰은 구조물의 설치 업체와 구단의 관리 기록도 함께 검토하며 책임 소재를 가릴 방침이다.
사고 여파로 3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 경기는 취소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9일 사고로 관중 3명이 다친 불상사가 발생해 NC 구단과 협의 끝에 시설물 안전 점검을 위해 경기를 연기했다”고 발표했다. NC 구단도 “30일 경기는 시설 점검을 위해 취소됐으며, 홈경기 재개 시점은 안전 점검 소요 기간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KBO는 4월 1~3일 창원NC파크에서 예정된 NC 다이노스와 SSG 랜더스 3연전을 무관중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안전 점검이 길어질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다. KBO는 “관중 안전을 최우선으로 리그를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
NC 구단은 30일 입장문을 통해 “안타깝게 다친 분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며, 구단이 할 수 있는 필요한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향후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계 기관과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을 수립해 철저히 이행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