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엔 서민 음식이었는데…이젠 ‘한 그릇에 1만 원’ 넘는 한국 음식
2025-03-3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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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수급과 조리 번거로워 가격 상승세
무더운 여름날, 속을 시원하게 달래주는 한 그릇.

고소한 콩물에 탱글탱글한 면이 어우러진 콩국수는 한국인의 여름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다. 그러나 요즘 콩국수를 마주한 소비자들은 가격에 놀란다. 요즘엔 웬만한 식당에서도 기본 1만 원을 넘고, 수제 콩국수를 내세운 가게에선 1만 6000원을 훌쩍 넘는 경우도 있다.
◈ 과연 콩국수는 언제부터 ‘프리미엄 음식’이 됐을까
과거 콩국수는 집에서도 손쉽게 해 먹던 음식이었다. 전날 불려둔 콩을 삶고, 믹서기로 갈아 체에 걸러내면 고소한 콩국물이 완성됐다. 면은 마트에서 사 온 칼국수용 생면이나 소면을 활용한다. 냉장고에 있는 오이나 삶은 달걀 하나만 얹으면 여름철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됐다.
그런데 어느 순간 콩국수는 ‘추억의 음식’이 됐고, 식당에선 특별한 메뉴가 되어버렸다.
이유는 간단하다. 손이 너무 많이 가는 데 비해 마진이 낮다는 것이다. 콩을 삶고 갈아내는 작업은 단순해 보여도 인건비가 꽤 들어가며, 위생적으로 관리해야 할 콩국물은 오래 보관도 어렵다.

게다가 단순해 보이는 재료 구성에 비해 맛을 제대로 내기가 까다롭다. 이 때문에 일반 식당에서는 콩국수를 메뉴에서 아예 빼버리는 경우가 많아졌고, 오히려 ‘수제 콩국수 전문점’이라는 간판을 내건 고급 한식당들이 프리미엄 전략으로 내세우게 된 것이다.
◈ 웰빙과 희소성, 콩국수의 이미지가 달라졌다
한편, 건강한 식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콩국수의 위상을 높였다. 고단백 식물성 식품인 콩에 '저속노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있다.
또한 채식주의자나 저탄고지 식단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도 매력적인 선택지다. 실제로 SNS나 유튜브에는 '수제 콩국수 레시피'를 찾는 이들이 급증했고, 콩국수 맛집을 소개하는 콘텐츠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게다가 콩국수는 ‘여름 한정’이라는 계절성이 강하다. 파는 기간이 짧고, 대량 생산이 어렵다 보니 자연스레 희소성이 생기고, 소비자들은 “지금 아니면 못 먹는다”는 생각에 가격에 관대한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여기에 요즘 식당에서는 콩국에 각종 견과류를 넣고, 면도 수제로 뽑고, 그릇까지 고급 도자기를 사용하는 등 고급화 전력을 내세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