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 아니다... 여의도 유명 일식당 셰프가 꼽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회'

2025-03-3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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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셰프 “이 세상 모든 회 먹어봤지만 최고는...”

활삼치회 / 일타쿠마 유튜브 영상 캡처
활삼치회 / 일타쿠마 유튜브 영상 캡처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회는 뭘까. 유튜브 채널 ‘일타쿠마’를 운영하는 셰프 김민성은 삼치회를 꼽는다. 삼치는 한국에서 꽤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생선이다. 김민성은 왜 삼치회를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회로 꼽은 것일까.

삼치 / 뉴스1
삼치 / 뉴스1

농어목 고등어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인 삼치는 등푸른생선의 대표 주자다. 몸은 가늘고 길며, 머리와 입이 뾰족하고 꼬리지느러미 끝이 깊게 갈라져 있다. 최대 몸길이는 100cm, 무게는 7.1kg까지 자란다. 다만 시장에서 흔히 보는 건 30~50cm 정도 되는 새끼 삼치다. 4~6월에 산란한다. 성장 속도가 빨라 부화 후 6개월이면 33~46cm까지 자란다. 북서태평양 온대 해역에 분포하며, 한국에선 서해, 남해, 동해 전역에서 잡힌다. 특히 제주도 이남과 남해안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겨울이면 따뜻한 수온을 찾아 남하하고 봄에 연안으로 돌아와 산란한다. 삼치는 부레가 없고 아가미 근육이 약해 계속 헤엄치며 물을 통과시켜야 숨을 쉰다. 그래서 잡히면 금방 죽어버린다. 이런 특성 때문에 신선도가 생명인 생선으로, 잡자마자 피를 빼고 얼음에 보관해야 맛과 품질이 유지된다.

삼치는 한국인의 식탁에서 오랜 역사를 가졌다. 특히 남도 사람들은 겨울 삼치의 고소함을 사랑한다. 낚시로는 끌낚시가 주로 쓰인다. 가짜 미끼를 달고 배를 달리면 삼치가 덥석 문다. 큰 삼치는 이빨이 날카로워 케블라나 와이어 목줄을 써야 한다. 이렇게 잡힌 삼치는 신선할 때 먹는 게 최고다.

한국에선 삼치를 주로 구이, 조림, 찜으로 먹는다. 겨울철 제철이면 지방이 올라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라 밥상에 자주 오른다. 다만 전남 여수시나 고흥군 같은 남해안 지역에선 큰 삼치, 즉 대삼치를 회로 먹는 문화가 있다. 삼치회는 살이 연하고 기름져서 부드럽지만 상하기 쉬워 산지에서나 제대로 즐길 수 있다. 구이로는 동인천 삼치거리처럼 1968년부터 황해도 피란민이 시작한 전문 식당이 유명하다. 조림은 무와 양념장을 넣어 얼큰하게 끓여내고, 찜은 고추장 양념으로 매콤하게 먹기도 한다.

삼치회는 주로 남해안 산지에서 즐긴다. 여수 거문도나 고흥 나로도 같은 곳에선 1m 넘는 대삼치를 잡아 회로 뜬다. 삼치는 잡히자마자 죽기 때문에 활어로 먹으려면 산지에서 바로 손질해야 한다. 그래서 내륙에선 선어회나 냉동 회로 먹는 경우가 많다.

삼치는 영양 면에서도 뛰어나다. 단백질 20%, DHA와 EPA 같은 불포화지방산, 칼슘, 철, 비타민 B1·B2, 나이아신이 풍부해 성인병 예방과 학습 능력 향상에 좋다. 다만 지방이 많아 상하기 쉬운 게 단점이다. 옛 문헌인 ‘난호어목지’에선 삼치를 ‘망어’라 불러 썩으면 망한다는 뜻으로 기록될 정도였다.

김민성은 삼치회를 두고 살아있는 선어와 활어의 맛 차이를 극명하게 구분한다. 활어는 살아있는 생선이고, 선어는 갓 잡은 생선을 숙성한 것이다.

김민성이 활삼치회를 최고로 꼽는 이유는 신선도와 식감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일타쿠마 채널에서 그는 “선어 삼치회는 살이 물러서 씹는 맛이 덜하고 기름진 맛이 퍼지며 끝이 텁텁하다”고 말했다. 반면 “활삼치회는 잡자마자 바로 떠서 먹는 거라 살이 탱탱하고 씹을 때 단단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한다”며 “기름진 감칠맛이 입안에서 터지는데 비린내가 전혀 없고 깔끔하게 끝난다”고 극찬했다. 특히 “이 세상 모든 회를 먹어봤지만 활삼치회가 최고”라며 그 맛을 단언했다.

선어 삼치회는 잡힌 후 시간이 지나 얼리거나 냉장 보관한 상태로 썰기 때문에 살이 무르고 질감이 떨어진다. 반대로 활삼치회는 산지에서 갓 잡은 삼치를 즉시 손질해 생으로 먹는 방식이라 신선도와 식감이 압도적이다. 김 셰프는 “활삼치회는 삼치의 본질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산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활삼치회가 인생 회라고 밝혔다.

그는 “선어는 살이 풀어져 씹는 재미가 없고 맛이 무거워진다”며 “활삼치회는 살이 살아있어 씹을 때마다 기름과 단맛이 조화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린내 없이 깔끔한 뒷맛은 활삼치회만의 매력이라고 했다.

1977년 경남 삼천포 출생인 김민성은 서울 여의도에서 오마카세 스타일의 일식집을 운영하고 있다. 2019년부터 5년 연속 블루리본서베이에 선정됐다. 유튜브 채널 ‘일타쿠마’는 2023년 4월 4일 개설돼 2025년 2월 27일 기준 구독자 14.4만 명, 누적 조회수 5841만 회를 기록했다.

채널 슬로건은 ‘이 세상 모든 재료를 다루는 그날까지’다. 돗돔, 상어, 바리과 생선 같은 희귀어 해체와 제철 식재료 탐방, 낚시, 레시피를 다룬다. 고등학교 졸업 후 초밥집에서 일하다 더 배우고자 일본으로 떠났다. 오사카 선술집 아르바이트 중 일본 톱5 요리사를 만나 도쿄에서 4년 반 수련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쿠마를 열었다. 쿠마란 이름은 일본 유학 시절 120kg이던 체격 때문에 붙은 별명인 곰에서 따왔다.

김민성의 이력은 화려하다. ENA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에서 4대천왕 일식 셰프로 출연했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의 섭외를 거절한 일화도 있다.

'입이 닳도록 극찬한 여의도 용왕의 1위 생선을 직접 낚아 배에서 바로 회 쳤습니다'란 제목으로 유튜브 채널 일타쿠마에 올라와 있는 영상.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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