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이 호텔서 성폭행... 수치스러워 화장실 가는 척 도망' 3년 전 글 확보
2025-03-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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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이 성폭행 뒤 돈봉투 건넸다” 주장

'친윤 실세'로 불렸던 장제원(57) 전 국민의힘 의원의 비서 성폭력 사건 피해자가 경찰에 나와 추가 진술을 했다. 경찰은 성폭력 상황과 당시 공론화하지 못한 심경이 담긴 피해자의 3년 전 글도 확보했다.
3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여성안전과는 전날 A 씨를 세 번째로 불러 관련 증거 등에 관한 추가 조사를 진행했다.
A 씨는 2015년 11월 17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당시 부산 모 대학 부총장이던 장 전 의원에게 성폭행당했다며 장 전 의원을 준강간치상 혐의로 최근 고소했다.
MBC에 따르면, 경찰은 A 씨가 2022년 성폭행 피해 정황 등을 적어둔 글을 확보했다.
4800자가량의 글에는 성폭력 당시 상황과 심경, 장 전 의원의 행동까지 구체적으로 적혀있다.
A 씨는 3차 술자리 후 호텔에서 성폭력을 당했다며, 다음 날 아침 호텔 방에서 눈을 떴고 수치스러워 화장실 가는 척 도망쳤다고 썼다.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해 성폭력 상담기관인 해바라기 센터로 갔고 경찰 신고도 했다며, 1주일 정도 출근을 안 하니 장 전 의원이 '내가 너무 들떠서 그랬다. 평생 갔으면 좋겠다'는 문자를 보냈다는 내용도 담겼다.
뿐만 아니라 장 전 의원이 A 씨를 자기 집으로 불러 돈봉투를 던져줬다며 ‘내 얘기를 듣지 않고 돈만 받으면 괜찮은 건지 집 현관에서 30분을 고민했다’는 심경도 들어 있었다
장 전 의원은 약 10년 전 사건을 고소한 건 특별한 음모가 있는 걸로 의심된다며 모든 내용은 거짓이라고 반박해 왔는데, 이미 3년 전에도 성폭력 사실을 적은 글이 확인된 거다.
글에는 A 씨가 성폭력 피해를 숨길 수밖에 없었던 심경과 고소를 결심하게 된 이유도 적혀 있었다.
믿고 따르던 상사에게 얘기했더니 참으라면서 시간이 지나면 무덤덤해질 거라 했다며, 당시 어렸고 직장 생활을 계속해야 하는데 주변 사람들이 알게 되는 게 수치스럽고 가족이 알게 되는 게 미안했다는 거다.
2018년 '미투'가 터졌을 당시 말하고 싶었지만, 무서운 마음에 참고 인내할 수 있을 것이라 스스로 다독였다고 했다.
하지만 우울증이 올 정도로 힘겨운 시간이 계속됐고, 올해 11월이면 공소 시효도 끝난다는 점이 고소를 결심하는 계기가 됐다는 게 피해자 측 입장이다.
지난 28일 처음 경찰에 출석한 장 전 의원은 조사 과정에서 성폭력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 진술 등을 토대로 장 전 의원에 대해 추가 소환 조사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