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전문 암호화폐 거래소 CEO "알트코인 상장하는 건 카지노 만드는 것"
2025-03-3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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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 파이낸셜 CEO 알렉스 레이시먼 주장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거래소가 비트코인 외의 알트코인을 상장하는 순간, 멈출 수 없는 밈코인 상장의 흐름에 갇히게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리버 파이낸셜(River Financial)의 CEO 알렉스 레이시먼(Alex Leishman)은 29일(미국 시각) X(구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비트코인이 아닌 가상화폐를 하나라도 상장하는 순간, 거래소는 영원한 밈코인 러닝머신에 올라타게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더리움(ETH)을 상장하면서 이더리움 기반 토큰은 상장하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되고, 솔라나(Solana)도 마찬가지”라고 언급했다.
즉, 주요 플랫폼의 네이티브 토큰을 상장한 이상 그 생태계 안에 있는 수많은 토큰도 함께 상장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리버 파이낸셜은 비트코인 전용 금융 서비스 기업으로, 비트코인만 취급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알렉스 레이시먼은 “우리는 ‘성공적인 크립토 카지노’를 만들 생각이 없다”고 단언했다. 이는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다자산 거래소 모델과 거리를 두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다.

그는 “카지노 모델은 고객에게서 최대한 많은 자산을 추출하는 구조지만, 비트코인 전용 모델은 장기적인 부의 축적을 도와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스완 비트코인(Swan Bitcoin), 불 비트코인(Bull Bitcoin), 탈중앙화 거래소인 비스크(Bisq) 등도 같은 노선을 택하고 있다.
이 같은 비판은 올해 초 밈코인 시장이 급등할 당시에도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된 바 있다.
지난해 4월, 벤처캐피털 A16z의 최고기술책임자 에디 라자린(Eddy Lazzarin)은 밈코인이 가상화폐의 장기적 비전을 훼손한다고 지적하며 “위험한 카지노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밈코인 시장은 올해 들어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인마켓캡(CoinMarketCap) 자료에 따르면 밈코인 전체 시가총액은 1월 1일 이후 약 49% 감소해 48억 4900만 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최근 12개월간 하락률은 27.94%에 달한다.
그럼에도 알트코인을 비트코인과 함께 제공하는 전략은 여전히 거래소 입장에서 수익성 높은 선택지라는 평가도 있다. 지난해 2월 로빈후드(Robinhood)는 자사 4분기 암호화폐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700%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양한 암호화폐를 제공한 전략이 실적 개선에 기여했음을 보여준다.
일부 투자자들은 거래소의 상장을 해당 코인의 신뢰로 착각하기도 한다. 지난해 바이낸스(Binance)가 상장한 15개의 밈코인 중 12개는 상장 직후 눈에 띄는 가격 상승을 보였다는 게 온체인 분석가 Ai_9684xtpa의 분석이다.
코인게코(CoinGecko) 공동창립자 바비 옹(Bobby Ong)은 최근 밈코인 시장이 극단적인 파레토 법칙의 형태로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전체 밈코인의 99.99%는 사라지고, 소수만이 살아남아 시장을 지배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밈코인과 알트코인의 상장이 거래소에 단기적인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건 분명하지만, 그 과정에서 거래소 자체가 신뢰를 잃거나 장기적인 비전을 포기하게 될 위험도 함께 존재한다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