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만에 떠난다...한국 축구 레전드, 오늘(30일) 공식 현역 은퇴

2025-03-3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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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과 무릎, 발목이 버텨주지 못한다”

지난해 12월 현역 은퇴를 선언한 제주의 '레전드 스타플레이어'이자 한국 축구 레전드 구자철(36)이 오늘(30일) 은퇴식을 끝으로 화려한 커리어의 막을 내렸다.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구자철이 2022년 3월 6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빠레브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제주 유니폼을 입고 있다 / 뉴스1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구자철이 2022년 3월 6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빠레브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제주 유니폼을 입고 있다 / 뉴스1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제주 유나이티드는 이날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K리그1 6라운드 수원FC와의 홈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둔 직후, 구자철을 위한 공식 은퇴식을 진행했다. 팬들의 큰 환호 속에 진행된 은퇴식은 구자철의 커리어를 기념하고, 그가 걸어온 여정을 되새기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구자철은 2007년 K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지명돼 제주 유니폼을 입으며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제주에서 시작된 그의 커리어는 곧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드필더로 성장해 나가는 발판이 됐다. 특히 2011년 1월 열린 아시안컵에서 5골을 터뜨리며 대회 득점왕에 오르며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이는 유럽 무대 진출의 계기가 되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구자철은 태극마크를 달고 2012년 런던올림픽에 주장으로 출전해 대한민국에 소중한 동메달을 안겼다. A매치 통산 76경기에 출전해 19골을 기록하며, 대표팀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잡았다.

2011년 유럽 무대에 진출한 구자철은 독일 분데스리가의 볼프스부르크를 시작으로 마인츠와 아우크스부르크(이상 독일)에서 활약하며 안정적인 유럽 커리어를 이어갔다. 이후 2019년부터는 카타르로 무대를 옮겨 알가라파와 알코르(이상 카타르)에서 활약했고, 2022년 3월에는 ‘친정팀’ 제주로 복귀해 K리그로 돌아왔다.

2017년 11월 14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대 세르비아 축구대표팀 평가전 경기 후반전에서 구자철이 패널티킥을 얻어낸 뒤 손흥민과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2017년 11월 14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대 세르비아 축구대표팀 평가전 경기 후반전에서 구자철이 패널티킥을 얻어낸 뒤 손흥민과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특히 K리그에서는 다른 팀 없이 오직 제주에서만 활약했다. 그가 남긴 K리그 통산 기록은 116경기 출전, 9골 21도움. 기록 이상의 헌신과 열정을 보여준 구자철은 선수 생활을 마친 뒤, 제주 구단의 유소년 육성 시스템 강화에 기여하고자 유스 어드바이저로 제2의 축구 인생을 시작하게 되었다.

제주는 구자철의 헌신과 팀에 대한 애정을 높이 평가했다. 그가 은퇴를 결심한 이후 구단은 ‘아름다운 동행’을 제안하며 유소년 어드바이저로 그를 임명했고, 2025시즌을 앞두고는 공식 은퇴식을 제의했다. 이날 은퇴식은 그동안 구자철이 제주에서 쌓아온 공로를 되새기며, 주황색 유니폼을 입고 함께했던 팬들과의 작별을 기념하는 뜻깊은 행사로 마련됐다.

구자철은 “내 프로 커리어를 제주SK 팬들과 함께 시작하고 마무리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열심히 뛴 선수이자 좋은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축구화를 신고 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은퇴 후에도 한국 축구를 위해 제가 받은 사랑과 경험을 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월, 은퇴 기자회견 및 유소년 어드바이저 위촉식에서도 구자철은 감정을 추스르며 말을 아꼈다. 그는 은퇴 결심의 배경에 대해 “근육과 무릎, 발목이 버텨주지 못한다. 이전 같았으면 회복이 돼야 하는데, 회복 기간이 너무 길어져 감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났다”고 담담히 설명한 바 있다.

골세리머니를 펼치는 제주 김준하 / 연합뉴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골세리머니를 펼치는 제주 김준하 / 연합뉴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프로축구 K리그1 제주SK FC가 수원FC를 1-0으로 꺾고 값진 승리를 거뒀다. 최근 4경기 연속 무승(1무 3패)의 부진에 빠졌던 제주는 이날 승리로 5경기 만에 승점 3점을 획득하며 반등의 기회를 마련했다. 반면, 수원FC는 개막 이후 6경기 연속 무승(3무 3패·승점 3)에 그치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4컷 웹툰 / 위키트리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4컷 웹툰 / 위키트리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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