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히 기념비적" 1위 찍자마자 수직 하락하며 배우 연민 자아낸 한국 영화
2025-03-30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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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개봉 후 박스오피스 1위 올랐으나 11위로 하락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를 단숨에 찍은 한국 영화가 연일 성적 하락을 기록하고 있어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1일 개봉한 영화 '스트리밍'은 첫날 3만 3700명의 관객을 동원해 전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으나 3일 만에 관객 평점 6점대, 박스오피스 4위로 추락한 뒤 지난 29일 11위까지 내려간 상태다.
이날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에 따르면 '스트리밍'은 이날 전체 박스오피스 11위를 기록했다. 지난 28일엔 10위였으나 이날 '기동전사 건담 지쿠악스 비기닝'에 자리를 내줬다. 이날 관객수는 2200명, 누적 관객수는 10만 명이며 네이버 관람객 평점은 6.31점이다. 손익분기점이 120만 명인 점을 고려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스트리밍'은 구독자 수 1위의 범죄 채널 스트리머 '우상'(강하늘)이 미제 연쇄살인 사건의 단서를 발견하고 실시간 방송을 통해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그린 스릴러 영화다. 영화는 실시간 스트리밍 포맷을 활용해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선보인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으나 개봉 후 실제 관객들에게 큰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영화의 러닝타임은 91분이며 네이버북스 미스터리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작 '휴거 1992'와 미스터리 소설 '저스티스'를 집필한 조장호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주연 배우로는 강하늘이 '우상'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개봉 전부터 강하늘의 첫 스릴러 도전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스트리밍'이 이처럼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는 이유에 대한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영화가 다루는 소재가 익숙한 데다 최근 유사한 장르의 작품들이 많아 신선함을 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실시간 스트리밍을 활용한 전개가 영화적 완성도를 높이는 요소가 되기보다는 오히려 긴장감을 반감시키는 요소로 작용했다는 의견이 많다. 일부 관객들은 서사가 단조롭고 전개가 예측 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개봉 시기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3월 말 극장가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한국 대작들이 연이어 개봉하는 시기로,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스릴러 영화인 '스트리밍'이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흥행 성적이 초반 반응에 크게 좌우되는 한국 영화 시장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첫 주말 이후 관객 수가 급감한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보인다.
마케팅 전략에서도 아쉬운 점이 지적된다. '스트리밍'은 강하늘이라는 배우의 스타성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영화 자체에 대한 차별화된 홍보 전략이 부족했다. 스릴러 장르의 특성을 살린 강렬한 프로모션이나 입소문 마케팅이 부족해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스트리밍'의 흥행 부진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스트리머를 묘사하는 방식에서 관습적인 표현을 반복하며 최근 추리·추적·범죄 관련 영화·드라마가 보여주는 이야기의 정교함에 비해 인위적인 전개로 인해 관객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에는 "유튜브 각인 걸 극장에서 보는 고통이란, 돈을 주고 영화를 봤는데 15초 광고까지 봐야 하는 짜증이란...", "1점 주려고 했는데 강하늘, 하서윤 열연 때문에 2점으로... 올해 아직 한참 남았는데 극장에서 본 최악의 영화... 여기서 더 욕하면 댓글 삭제될까 봐 이 악물고 참음", "쓸데없이 자극적이고 알맹이가 없다", "강하늘의 원맨 차력 연기쇼", "무엇 하나 뚜렷한 것 없이 애매한", "강하늘 잘난 척하는 스트리머로 고군분투하는 연기는 볼만하다", "강하늘 아니면 안 봤을 듯" 등 혹평이 달렸다.
호평도 있었지만 작품성보다는 주연의 열연을 조명한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주연 배우의 연기력에 박수를 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강하늘이 다 했다", "배우 연기는 좋습니다", "강하늘 님의 혼신을 다하는 연기가 인상적인 작품이네요", "강하늘 배우 연기 정말 잘합니다!", "강하늘 연기는 진짜 최고 몰입도 높았어요", "강하늘 원맨쇼.. 고생했다" 등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일부 관객은 연기력과 비주얼, 스타성 모두 보장하는 강하늘 같은 배우가 왜 '스트리밍'을 선택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강하늘은 영화를 잘못 선택한 죄로 자신의 출연 작품 목록에 '스트리밍'이라는 글씨가 새겨지는 벌을 받게 되었다", "강하늘 왜 이런 선택을..", "강하늘의 흑역사로 기록될 만한 가히 기념비적인 작품" 등 아쉽다는 반응을 남겼다.
이러한 혹평에도 강하늘은 '스트리밍'을 선택한 이유에 관해 "대사가 많은 게 재밌었어요. 단순히 많다는 것보다 이를 어떻게 맛있게 설명하는지 고민하는 지점이 많아서 재밌었던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또 연극과 유사한 지점이 있다는 것도 '스트리밍'을 선택한 이유로 꼽았다. 그는 TV와 스크린에 데뷔하기 전 연극 무대로 얼굴을 알린 연극 베이스 배우다.
그는 "이러한 고민은 주로 뮤지컬이나 연극에서 하는데 영화에서도 할 수 있다는 게 재밌었다. 또 카메라를 보고 연기하는 것도 어렵다기보다 재밌었고요. 일반적인 영화나 드라마는 연극에 비해 호흡이 길지 않은데 이번에는 연극을 하는 느낌으로 대본을 읽었죠. 카메라를 보고 혼자 연기하는 게 어렵다기보다 재밌는 부분이 더 많았어요. 솔직히 10분 동안 원테이크로 촬영하는 것도 어렵지는 않았고요. 연극은 더 길잖아요"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9일 기준 박스오피스 전체 순위는 1위 '승부', 2위 '극장판 진격의 거인 완결편 더 라스트 어택', 3위 '미키 17', 4위 '플로우', 5위 '백설공주', 6위 '콘클라베', 7위 '라스트 마일', 8위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 9위 '퇴마록', 10위 '기동전사 건담 지쿠악스 비기닝'이다.